버핏의 코카콜라 주가 사상 최고…월가 “엔비디아·MS·아마존 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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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133억달러, 전년동기대비 7%↑
제로슈거 인기에 가격 올리고도 판매량 쑥
버핏, 1988년 매입해 38년간 장기보유
美배런스, “올해 예상실적 선행 PER 27배
엔비디아·MS·아마존·메타보다 앞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38년째 단 한 주도 팔지 않은 코카콜라가 실적 전망 상향 발표에 주가가 하루 만에 5%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에 글로벌 증시가 혼돈에 빠진 사이 안정적인 실적과 현금창출 능력을 갖춘 대표 소비재 기업이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특히 코카콜라가 엔비디아·MS·아마존 등 일부 AI 대표 기술주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는 이례적인 현상마저 나타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코카콜라는 전 거래일보다 5.0% 오른 88.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고평가 논란으로 기술주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안정적인 실적과 현금창출 능력을 갖춘 대표 소비재 기업으로 자금이 이동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시장 기대를 웃돈 실적이었다. 이날 코카콜라는 올해 2분기 매출이 133억7000만달러(약 1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고 밝혔다. 환율·인수합병 등의 영향을 제외한 유기적 매출은 6% 늘었고 영업이익은 9%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03달러로 16% 늘었으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EPS도 0.97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이번 실적에서 시장이 가장 높게 평가한 부분은 ‘가격’이 아닌 ‘판매량’이었다. 최근 글로벌 소비재 기업 상당수는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가격·제품 믹스 효과가 2% 증가한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판매량(Unit Case Volume)도 5% 늘었다. 가격을 올렸는데도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세계적인 브랜드 경쟁력과 가격 결정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다.
브랜드별로도 성장세가 뚜렷했다. 대표 브랜드인 ‘트레이드마크 코카콜라’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5% 증가했고, 코카콜라 제로슈거는 16% 증가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음료 파워에이드도 8% 성장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이 8%의 판매량 증가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고, 중국과 인도, 미국, 브라질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올해 북미에서 열린 FIFA 월드컵도 호재였다. 경기 중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Hydration Break)’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코카콜라와 파워에이드의 브랜드 노출이 크게 확대됐고, 이를 통해 수천만 건의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하며 향후 데이터 기반 마케팅 경쟁력도 강화했다.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회사는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높였다. 유기적 매출 성장률은 약 5%를 유지하고, 조정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기존 8~9%에서 9~10%로 상향 조정했다.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연간 가이던스를 높인 것은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코카콜라의 이런 성장세는 버핏의 장기 투자 철학을 다시 한번 소환했다. 버핏은 1988년 증시 급락 이후 코카콜라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1994년까지 약 13억달러를 투자하며 4억주를 확보했다.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주도 추가 매수하거나 매도하지 않았다. 단기 실적이나 경기 사이클보다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브랜드 경쟁력과 꾸준한 현금창출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편, 월가에서는 코카콜라의 ‘비정상적인’ 밸류에이션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Barron’s)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7배로,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각 약 22배), 메타(약 15배)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매그니피센트7’ 중 애플과 테슬라만 코카콜라보다 높은 PER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경기방어주가 일부 AI 대표 기술주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높은 성장성보다 실적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AI 투자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규모 자본지출(CapEx) 부담이 커진 빅테크와 달리, 코카콜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가격을 인상하고도 판매량을 늘리는 ‘가격 결정력’을 입증하며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