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韓기관투자자… 실적·재무 더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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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거시경제 환경 더 보수적 전망
EPS 지속성·단기 성장 기회 중시
전 세계 기관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의 잠재력은 높게 평가하면서도 과열된 주가 거품에 대해 냉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은 전 세계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평균에 비해 거시경제 환경을 한층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단기 실적 방어와 주주 환원·재무 건전성을 한층 까다롭게 요구하며 방어적 태도가 유독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2026 전 세계 투자자 설문’에 따르면 전 세계 투자자의 67%가 향후 3년간 중기 시장 전망에 대해 낙관적(Bullish)이라고 답했다.
다만 한국 투자자의 낙관론 응답 비율은 47%에 그쳐 아태지역(76%)은 물론 전 세계 평균(67%)을 크게 밑돌았다.
이번 설문은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10일까지 전 세계 16개국 500여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 기관의 총 운용자산은 35조달러에 이른다.
이같은 시각차는 거시경제 불확실성 인식에서 비롯됐다. 한국 투자자들은 고물가 지속 우려(50%)가 전 세계(43%)와 아태지역(37%) 평균 대비 높았다.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37%)도 전 세계 평균(44%) 대비 해선 낮았지만 아태지역 평균(30%) 대비해선 상대적으로 높은 경계심을 보였다.
기업 평가 지표에서도 한국과 해외 시장 온도차가 명확히 갈렸다. 전 세계 투자자들은 장기적 자체(Organic) 성장성(54%)과 자본 효율성을 나타내는 자본 수익률(33%)을 핵심 지표로 꼽았다.
반면 한국 투자자들은 주당순이익(EPS)의 지속성과 단기 성장 모멘텀을 상위 투자 고려사항으로 꼽았다. 단기 실적 방어력에 유독 민감한 모습이다.
단기와 장기 성장 선택 기로에서도 전 세계 투자자들은 장기 성장을 선호하는 비율(37%)이 단기 실적 우선(13%)보다 3배 높았다.
반면 한국은 장기 성장(13%)과 단기 EPS(17%) 우선순위가 1대1에 가까워 단기 실적 훼손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시장 최대 화두인 AI를 두고는 전 세계와 한국 모두 ‘기술적 가능성은 인정하되 몸값은 과열됐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전 세계 응답자의 87%가 2년 내 AI가 기업 기초체력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56%는 AI에 대한 시장 평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투자자 역시 83%가 2년 내 AI의 실질적 이익 기여를 예상하면서도, 57%가 시장 낙관론이 과도하다고 봤다.
나아가 한국 투자자 87%는 투자 대상 기업의 AI 전략을 직접 분석하고 있다고 밝혀 전 세계(58%)나 아태지역(84%) 평균보다 기업의 AI 실행력을 훨씬 엄격하게 검증함을 내비쳤다.
한편 고금리와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재무적 규율에 대한 요구는 만국 공통으로 거세졌다. 순부채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3배를 초과하는 과도한 부채 기업을 회피하겠단 응답이 전 세계 78%에 달했다.
이는 2024년 대비 12%p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 이보다 높은 83%를 기록했다. AI 투자 확대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보다 재무 건전성, 자본 효율성, 자본 배분계획을 중시하는 투자 기조가 강화됐다.
배당 유지·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한국(77%)이 전 세계 평균(69%)을 상회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과 안정적인 재무제표를 갖춘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더 짙게 나타났다.
BCG는 “지속적인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높아진 밸류에이션 속에서 모호하고 광범위한 전략적 스토리는 엄격한 검증을 견뎌낼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성장 전략, 비용 절감, 포트폴리오 재편, 자본 배분, AI 투자를 비롯해 어떤 선택이든 예상되는 수익률을 보여주고 그에 따른 절충안과 이정표를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