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팔면 꼭 오르네, AI에 맡길까 그냥”…JP모건 출신 대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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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돈 버는 만큼 잃는 구조
리스크 고려해 결정, 인간의 몫”
“AI가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주식 투자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결정을 대신 내려줄 수는 없습니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선일빅데이터고. 채승일 전 JP모건 전무의 말에 학생들이 눈을 빛내며 집중했다. 주식시장은 누군가가 돈을 벌면 누군가는 잃는 구조로 이뤄져 있어 AI의 결정대로 투자해 모두가 돈을 벌어들이는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채 전 전무는 “리스크를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2026 청소년 경제교육’의 하나로 마련된 이번 특강에서 채 전 전무는 ‘금리와 환율, 그리고 AI 시대의 생존법’을 주제로 금융 현장에서 얻은 지식과 통찰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JP모건과 삼성증권을 거치며 외환 관련 상품을 다뤘던 경험을 바탕으로 금리와 환율을 설명하고,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방법도 상세히 전했다.
채 전 전무는 금리는 돈을 빌린 사람이 지급해야 하는 대가를 현금 가치로 나타낸 것이고, 환율은 외국 돈끼리의 가치를 비교하는 비율이라고 설명하며 어려운 개념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풀어냈다.
채 전 전무는 “지진이 일어난다면 사람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고 하는 것처럼, 돈도 마찬가지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 안전한 쪽으로 몰린다”면서 중동 전쟁 사례를 들어 기축통화인 달러 가치가 상승한 이유를 풀어내기도 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들어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때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도 제시했다. 채 전 전무는 “월급은 한정돼 있는데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에 내야 할 이자가 많아진다”며 “내가 쓸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비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에도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은행에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나 투자를 줄이게 된다. 그는 학생들에게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이 비용을 줄이려는 압력을 받게 돼 채용도 위축된다”며 금리가 취업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소비와 기업 투자뿐만 아니라 최근 문제로 떠오른 ‘빚투족’ 역시 금리와 관련이 있다며 “빚을 내서 투자 자금을 마련한다면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후반부에는 AI 시대의 고용시장과 대체할 수 없는 전문성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채 전 전무는 인간만이 가진 영역을 언급하며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생활에서 AI는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일부 분야에만 활용될 뿐, 위험에 대한 이해관계를 판단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것은 AI가 할 수 없다”며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이 필요한 일은 대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하는 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전”이라며 “두려운 마음을 가질 필요 없이 꿈을 가지고 나아가면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은행권 취업을 희망하는 2학년 이다혜 학생은 “금리가 오르내릴 때마다 시장경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게 됐다”며 “금리 변동에 따라 자산 관리를 돕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1학년 온서현 학생은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해보고 싶었는데 강의 내용이 좋은 길잡이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모의투자를 경험한 1학년 신현린 학생도 “돈의 유동성을 이해하게 돼 미래에 사업을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상협 선일빅데이터고 교사는 “다가올 축제 기간에 강연을 토대로 한 퀴즈 부스를 계획 중”이라며 “교내 공간을 활용해 일상에서 경제 개념을 접할 수 있도록 후속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윤경 기자·김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