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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키옥시아’ 될까…파산신청 9년만에 AI붐 타고 IPO 추진하는 웨스팅하우스

매일경제-증권 · 2026-08-03 00:10 · 이스트소프트(047560) ·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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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110조원 지원에 날개달아 파산 신청 9년만에 원전 대장주 등극할듯 도시바, 경영난에 2018년 46억달러 헐값매각 캐나다 기업, 2023년 82억달러 기업가치로 투자 AI 데이터센터發 전력대란에 美 원전기업 잇단 증시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원자력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종합 원자력 기업인 웨스팅하우스일레트릭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탈원전 기조 속에서 한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원전 기업들이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재평가받자 잇달아 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31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S-1 등록신청서 초안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웨스팅하우스는 “공모 주식 수와 공모 희망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이번 기업공개는 시장 상황 및 기타 제반 여건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웨스팅하우스가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파산 보호를 신청한 지 9년 만이다. 웨스팅하우스는 2006년 일본 도시바로부터 약 54억달러에 인수되며 글로벌 원전 사업을 확대해 나갔으나 미국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비용 급증으로 2017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그리고 경영난에 빠진 도시바는 2018년 캐나다계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인 브룩필드 주도 컨소시엄에 약 46억달러라는 헐값으로 웨스팅하우스를 매각했다. 최근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에 반짝 오른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도 웨스팅하우스와 같이 당시 도시바의 위기 과정에서 분리된 핵심 자산 중 하나였다. 암흑기에 빠진 웨스팅하우스는 AI 시대를 맞아 화려하게 부활했다. 막대한 양의 전력을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원전 산업의 가치를 재조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정책이 맞물리면서 신규 원전 건설과 기존 원전 수명 연장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현재 주력 모델인 AP1000 원자로 6기가 가동 중이고 14기가 추가 건설 중이다. 특히 웨스팅하우스는 대형 원전인 AP1000 설계와 건설뿐 아니라 핵연료, 원자로 유지·보수, 디지털 계측제어(I&C), 원전 수명 연장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세계적인 원전 플랫폼 기업이다. 세계에서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은 프랑스 프라마톰(Framatome)과 러시아 로사톰(Rosatom)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모두 비상장 또는 국영 체제여서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렵다. 웨스팅하우스가 상장하면 사실상 유일한 ‘순수 원전 플랫폼’ 투자처가 탄생하는 셈이다. 캐나다 우라늄 기업 카메코는 웨스팅하우스의 이러한 강점을 높게 사 2023년 약 82억달러 기업가치로 지분 약 49%를 인수했다. 도시바가 매각한 지 5년만에 몸값이 2배 오른 것이다. 현재는 브룩필드와 카메코가 웨스팅하우스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지난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웨스팅하우스의 기업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미국 내 8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웨스팅하우스 원자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 지원은 물론 인허가, 정책, 외교적 지원까지 총동원해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을 촉진할 예정이다. 만약 2029년 이전에 관련 원전 발주가 이뤄질 경우 미국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20%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다만 이 권리는 웨스팅하우스 기업가치가 최소 300억달러 이상에 도달하는 조건이 붙으며, 워런트 발행에 따른 희석 효과를 고려하면 실제 지분율은 약 8%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목표 기업가치를 최대 300억 달러(약 43조원)까지 높여 잡고 있다. 이는 올해 최대 원자력 관련 기업공개 규모로, AI 전력 인프라 투자의 열풍을 상징하는 거래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원전 IPO 열기는 웨스팅하우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원전 기업 홀텍도 지난달 SEC에 S-1을 제출하며 상장 절차를 시작했다. 홀텍은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스템과 원전 해체 분야의 강자로, 최근에는 소형모듈원전(SMR-300) 개발과 미국 미시간주 팰리세이즈(Palisades)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SMR 개발업체인 엑스에너지(X-energy)가 나스닥 상장을 통해 10억달러를 조달했고, 핵연료 제조업체 스탠더드 뉴클리어(Standard Nuclear)도 지난달 뉴욕증시 상장을 완료했다. 이 회사는 차세대 원자로용 TRISO 핵연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원전 확대에 따른 핵연료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평가받는다. 이는 불과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2020년대 초반 원전 투자 열풍은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오클로(Oklo) 등 아직 상업화 전 단계의 SMR 스타트업에 집중됐다. 반면 최근에는 실제 원전을 건설·운영하거나 핵심 연료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성숙 기업들이 자본시장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전 산업이 ‘미래 기술’이 아니라 ‘실적 산업’으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원자력 분야 싱크탱크인 브레이크스루 인스티튜트의 원자력 혁신 부문 책임자인 애덤 스타인은 “웨스팅하우스가 파산에서 벗어나 다시 공개시장으로 돌아오는 것은 상징적인 순간이며, 미국 원전 르네상스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