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건강기록 앱, 전국민 모두의 주치의 역할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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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진료·투약 정보 앱 하나로 확인
병원 옮겨도 진료 연속성…중복처방 예방
‘의료AI’ 위한 데이터 기업에 전송 지원
병원을 옮길 때마다 “예전에 어떤 약을 투약했더라”라고 기억을 더듬거나 몇 년 전 건강검진 결과를 찾느라 서류를 뒤질 필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진료·투약 기록부터 예방접종, 건강검진 정보까지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이 2021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나의건강기록’ 앱이다.
문제는 유용성에 비해 아직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나의건강기록 앱 가입자는 7월 말 기준 60만6772명이다. 부모가 관리하는 만 19세 미만 자녀까지 포함해도 실제 서비스 활용자는 약 63만명 수준이다.
염민섭 한국보건의료정보원장은 “나의건강기록 앱은 국민 모두가 개인 주치의를 갖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라며 “더 많은 국민이 자신의 의료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염민섭 원장은 지난 29일 서울 중구 사무소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만나 “나의건강기록 앱을 활용하면 환자가 처음 가는 병원에서도 과거 진료와 투약 이력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진료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라며 “중복 검사나 약물 상호작용 위험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나의건강기록 앱은 공공기관과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 의료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 이력,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건강검진 이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투약 정보 등이 연계된다.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개소 전체를 포함해 1363개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진료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앱에서 제공하는 건강정보는 12개 분야, 123개 항목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의료정보를 조회하고 필요한 정보를 PDF 파일 등으로 저장할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환자가 동의하면 웹브라우저를 통해 해당 의료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건강관리 기능도 갖췄다. 약물 복용과 예방접종 알림을 받을 수 있고, 휴일에 문을 여는 약국이나 야간진료 병원·응급실을 찾을 수 있다. 의약품 정보 검색도 가능하다. 스마트워치 등과 연계하면 혈압·혈당·걸음 수 같은 일상적인 건강정보도 관리할 수 있다.
염 원장은 특히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고령자와 발달장애인 등에게 서비스가 유용할 것으로 봤다. 다만 정작 의료정보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디지털 서비스 이용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과제다. 봇 발달장애인이나 인지기능 저하 등으로 직접 앱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가족이 의료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도 복지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염 원장이 비교 대상으로 꼽는 곳은 영국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앱은 의료정보 확인뿐 아니라 진료 예약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등록자가 약 4100만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예방접종 확인 기능이 앱에 연동되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도 이용 확산의 계기가 됐다.
정보원은 의료영상까지 의료기관 간에 주고받을 수 있는 ‘디지털 의료정보교류 시스템’도 내년부터 본격 구축한다. 현재는 다른 병원으로 옮길 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X-레이 영상을 CD에 담아 가져가는 경우가 많지만, 시스템이 구축되면 의료영상 등을 온라인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헬스케어 AI 개발에도 정보원은 역할을 하고 있다. 헬스케어 AI 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환자의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정보원이 중계한다. 지난해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 시행된 뒤 정보원은 보건의료 분야 중계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정보원은 심평원 등 보건의료 관련 공공기관들과 각급 의료기관에 흩어진 개인 의료데이터를 환자 본인 동의하에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등 기업·병원 등에 전송하도록 지원한다.
이 ‘건강정보 고속도로’ 사업에는 현재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개소를 포함해 4929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또 이 같은 의료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는 ‘특수전문기관’으로는 카카오헬스케어, 마라키플레이스, 룰루메딕, 가톨릭중앙의료원 등 7곳이 참여하고 있다.
정보원은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표준화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의료 환경은 병원마다 EMR 시스템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은 같은 병원 안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여러 병원의 데이터를 합치려 하면 데이터 형식과 용어의 차이가 걸림돌이 된다.
정보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보건의료데이터 표준을 마련하고 있다. 국가보건의료데이터 표준인 KR-CDI와 KR-CORE 등을 통해 의료용어와 데이터 구조를 표준화하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맹장염’으로도 불리는 질병명을 ‘충수염’으로 통일하는 식이다.
염 원장은 “지난 2년간 여러 사업을 확대하면서 일관되게 추진해온 목표는 안전하고 미래지향적인 보건의료정보화를 통한 국민건강 증진이었다”며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를 맞아 국민이 안심하고 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