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공제 대해부]④전기·전자에 60% 걸었다…사학연금 최고 수익률 비밀은 '직접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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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익률 23.73%…목표의 다섯 배
대응 빠른 직접운용 비중 54%, 위탁 앞질러
폐교·학령인구 감소…2047년 기금 고갈
20년짜리 숙제에 CIO는 2+1년만 근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끌어올린 상반기, 사학연금은 웃고 있었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하 사학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국내주식의 60.92%(지난해 말 기준)가 전기·전자 업종이다. 올해 이 섹터를 끌어올린 건 반도체였다. 6월 말 기준 수익률은 23.73%로 돌아왔다. 최근 6년간 목표수익률이 4~5%대였으니 다섯 배에 가까운 숫자다. 여기엔 '직접 투자' 비중이 높은 사학연금의 특성이 반영돼 있다.
직접운용 54%…3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
사학연금은 자산운용지침(IPS)상 위탁 대 직접 비중을 기존 6대 4에서 5대 5로 고쳐 잡았다. 오랫동안 돈을 맡기는 쪽에 기울어 있던 무게추를 가운데로 옮긴 셈이다. 현장은 그보다 한발 더 나가 있다. 6월 말 기준 직접운용은 19조6175억원(54.21%)으로 위탁운용 16조5707억원(45.79%)을 앞질렀다. 지금까지 직접운용 성과가 우수했던 점과 시장 상황에 맞춰 즉각 대응할 수 있어 유동성 관리에 유리한 점 등이 반영된 결과로 전해졌다.
이는 타 기금·공제회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국민연금은 직접운용 비중이 48.1%, 행정공제회는 42.9%(지난해 말·주식 기준), 교직원공제회는 19%(2분기 기준)다. 공무원연금은 5월 말 기준 주식 52.7%, 채권 68.6%로 집계됐다. 기관마다 공시 시점과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방향성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 결과는 숫자로 확인된다. 사학연금의 운용자산은 2021년 23조493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36조1882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수익률은 2023년 13.46%, 2024년 11.63%, 2025년 18.93%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올해는 6월 기준 23.73%다. 2021년 이후 5년간 마이너스였던 해는 2022년(-7.75%) 한 해뿐이다.
올해 고수익의 원천은 국내외 주식 부문의 초과 성과다. 6월 말 기준 주식은 17조4990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48.36%를 차지한다. 이 중 국내주식 비중이 60~70%대로 알려졌다. 상반기 주식 시장이 좋았던 영향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종목 선택을 통해 벤치마크(비교 기준점) 대비 초과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군별로는 주식 48.36%, 채권 28.56%(10조3336억원), 대체투자 22.42%(8조1129억원), 현금성 0.67%(2427억원)로 짜여 있다. 국내 19조5248억원(53.95%), 해외 16조6634억원(46.05%)으로 지역 배분도 5대 5에 가깝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IPS에도 기본적으로 안정성, 유동성,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용하게끔 돼 있다"고 설명했다.
7월 들어 다시 시장이 요동치면서, 사학연금의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하반기 성적표에서 다시 드러날 전망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직접운용의 명분이었던 만큼, 변동성 국면에서의 대응은 위기이자 기회가 된다.
20년 뒤 기금 고갈, 폐교와 학령인구 감소…2년짜리 CIO의 벅찬 숙제
운용 성과가 좋아도 재정 시계는 별도로 돌아간다. 사학연금이 지난 1월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밝힌 2025년 제6차 재정재계산 결과에 따르면, 재정수지는 2028년 적자로 돌아서고 기금은 2047년 고갈될 전망이다. 최근 3년 연속 10%대 수익을 냈지만 최근 5년 연평균 연금 급여지출액은 11.0%, 수급자 수는 7.9%씩 늘었다. 운용으로 번 돈이 지출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 재정수지 흑자는 2021년 2조1350억원에서 2024년 4493억원으로 5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사학연금에는 다른 공적연금에 없는 변수도 얹혀 있다. 폐교다. 사립학교 교직원은 고용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대신, 직위가 없어져 퇴직한 경우 5년 뒤부터 퇴직연금을 받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규정을 준용한다. 학령인구가 2025년 697만8000명에서 2040년대 초반 410만명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기 수급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24년 말 기준 폐교로 퇴직연금을 받는 사람은 410명, 이 중 30~40대가 65명이다. 연금은 한번 개시되면 사망 시까지 이어져 그대로 재정 부담으로 쌓인다.
가입자 구성도 설계 당시와 달라졌다. 국·공립학교 교원과의 처우 형평성을 위해 1975년 출발한 제도지만, 가입 교원 수가 2015년 17만4000명을 정점으로 줄어드는 사이 대학병원 직원은 5만7000명에서 2024년 12만6000명으로 늘어 전체 가입자의 39.5%를 차지하게 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보험료율·급여 조정을 통한 모수개혁이 시급하다"며 "가입자 특성을 고려한 제도의 근본적 개편 논의도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20년짜리 과제를 맡는 자리의 임기가 2년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말 백주현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이 첫 출근을 시작했다. 삼성생명 뉴욕법인과 자산운용부문을 거쳐 2022년부터 공무원연금 CIO를 지낸 ‘운용통’이다. 재직 당시인 2023년 말 중장기자산 수익률 11.5%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임기가 1년 연장되기도 했다. 그가 이번에 채운 자리는 전범식 전 CIO가 2년 임기에 1년을 더해 3년을 채우고 수협중앙회로 옮기며 비운 자리다. 통상 연기금·공제회 CIO 임기는 기본 2년에 성과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장된다. 2047년까지 내다봐야 하는 자리지만 2~3년 주기로 바뀌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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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이면 140만원"…추석 앞두고 1인당 35만...직접운용 비중을 지침보다 앞서 끌어올린 만큼 이를 뒷받침할 조직 역량 강화도 과제로 남는다. 사학연금의 자산운용 인력은 투자전략·리스크관리 부서를 제외하고 28명이다. 직접 굴리는 자금이 늘수록 종목 발굴과 사후관리에 걸리는 부담도 함께 커진다. 사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갖추는 일도 지금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조건이자 신임 CIO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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