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터널 끝 빛 보인다…CJ ENM·스튜디오드래곤, 턴어라운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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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KBO 효과, 미디어 부문 흑자전환
스튜디오드래곤, AI 도입으로 비용 효율화
4년째 약세 TV광고, 하반기 반등 기대감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이 2분기 나란히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하자 증권가에서 두 회사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업황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CJ ENM은 지난 6일 2분기 매출액 1조2000억원, 영업이익 334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310억원을 웃돌은 수치다.
이날 CJ ENM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453억원,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7일 하나증권은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모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각각 5만3000원, 3만7000원으로 제시하며 “업황은 이미 바닥을 지났다”고 진단했다.
모회사인 CJ ENM의 턴어라운드가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제작비 및 편성 확대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양사 실적이 동반 개선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CJ ENM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티빙의 가파른 성장세가 주도했지만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턴어라운드 모멘텀은 4년 연속 역성장하며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TV 광고 업황의 반등이다.
CJ ENM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2분기 110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TV광고 매출이 21% 감소하며 여전히 부진했음에도 티빙이 KBO 프로야구 시즌과 오리지널 콘텐츠 ‘유미의 세포들3’,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흥행에 힘입어 41% 성장한 것이 실적을 이끌었다. 그 결과 티빙 자체로도 사상 첫 영업이익 흑자(60억원)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KBO 뉴미디어 중계권 연장이라는 추가 호재도 있다. 최근 CJ ENM은 KBO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유무선 중계방송권 및 영상사업권을 독점 확보하는 재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하며 장기적인 핵심 콘텐츠 IP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향후 티빙의 구독자 이탈 방지는 물론 디지털 광고와의 시너지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영화·드라마 부문은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의 편성 공백으로 105억원 적자를 냈다. 음악 부문도 ZB1·INI·모딧세이 등의 컴백에도 신규 그룹 제작비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36% 줄어든 109억원에 그쳤다.
반면 커머스 부문은 럭셔리 라이브커머스(MLC) 취급고가 161% 급증하며 2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TV광고 업황은 CJ ENM 기준으로 16개 분기 연속 하락, 4개 분기 연속 20%대 하락이라는 상당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7월은 월드컵 조기 탈락의 반사 수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8월 이후로는 JTBC 이슈의 반사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TV광고 반등은 곧 제작비 혹은 편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ENM뿐 아니라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에게도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J ENM 시가총액의 약 54%를 차지하는 넷마블 지분 매각이 여전히 가장 큰 주가 상승의 기폭제로 거론되지만 피프스 시즌의 편성이 정상화되는 내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대 회복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방영 회차 급증과 판권 상각 방식 변경과 인공지능(AI) 활용을 통한 제작비 절감이 2분기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
스튜디로드래곤의 2분기 방영 회차는 77회(TV 50회, OTT 27회)로 전년 동기 36회 대비 크게 늘었고, ‘은밀한 감사’와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3’, ‘취사병 전설이 되다’ 등이 실적에 반영됐다.
해외 선판매는 다소 부족했지만 티빙 오리지널 작품들의 흥행과 인공지능(AI) 활용을 통한 제작비 절감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분기부터 판권 내용연수 기준을 변경하면서 일반 드라마의 경우 기존 18개월에 걸쳐 상각하고 13개월까지 70%를 반영하던 방식에서, 48개월로 상각 기간을 늘리되 7개월까지 7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OTT 선판매 작품 역시 기존 6개월 정액 상각에서 4개월 가속 상각으로 변경했다.
이기훈 연구원은 “2분기에는 오히려 8억원의 상각비가 늘었지만, 향후 대작이 나오더라도 상각비 부담이 1년이 아닌 2개 분기에 집중적으로 반영되고 나머지는 장기간에 걸쳐 분산돼 실적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의 재계약 시즌이 임박한 점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향후 리쿱율(제작비용 대비 콘텐츠 공급 수익) 상향과 수익 배분 조건 개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과 마진율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기훈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했는데 모회사인 CJ ENM의 업황 턴어라운드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