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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46% "비행기 착륙 자신 있다"더니…조종석 앉자 '멘붕' 왔다 [영상]
이스타항공 보잉 787-8 FTD 체험
美 남성 46% "비상착륙 자신"…직접 해보니 '아찔'
"혼날까 봐 말 못 하면…조종실의 '침묵'이 더 위험"
"추가 비용 부담에도 충분한 기간 훈련 진행"
美 남성 46% "비상착륙 자신"…직접 해보니 '아찔'
"혼날까 봐 말 못 하면…조종실의 '침묵'이 더 위험"
"추가 비용 부담에도 충분한 기간 훈련 진행"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관제탑 도움만으로 여객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을까?"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2023년 미국 성인 2만여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가능하다'고 자신한 응답자가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32%, 남성 응답자만 보면 46%에 달했다. 유튜브나 게임 등으로 접한 조종석 화면에 익숙해진 이들이 많은 탓에 생긴 자신감일 것이다.
과연 그럴까.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이스타항공 본사를 찾아 고정식 훈련장치(FTD·Fixed Training Device)에 직접 앉아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활주로에 진입하기도 전에 '근거 없는 자신감'은 무너졌다.
이날 체험한 기종은 이스타항공의 주력 기종인 보잉 737-8이었다. 실제 항공기와 흡사하게 구현된 조종실에서 조종사들이 운항 절차를 반복 숙달하는 훈련 장비다. 완전한 모션은 지원되지 않지만 국토교통부의 정기적 연장검사를 통해 훈련 적합성을 인정받는 정식 장비다. 이날 훈련을 맡은 임상수 교관은 시각 구현 수준은 풀플라이트시뮬레이터(FFS)에 못지않고, 훈련 목적에 필요한 수준의 재현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임 교관은 대한항공에서 교관으로 7년간 근무했고 진에어 부기장을 지낸 베테랑이다.
첫 비행은 김포공항 게이트에서 출발해 활주로로 이동한 뒤 제주공항까지 도착하는 전 과정으로 진행됐다. 각 단계는 교관과 함께 안전 점검을 거쳤다. 집에서 즐기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떠올리며 '이 정도면 이착륙은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점검 절차를 마치고 항공기를 활주로까지 이동시키는 '택싱(Taxiing)'단계에서부터 노란색 유도선을 중앙에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기장석 왼쪽의 조작 장치를 위아래로 돌리며 방향을 조작했지만, 기체는 유도선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났다가 다시 왼쪽으로 튕겨 나가기를 반복했다. 실제 승객이 타고 있었다면 불안해할 만한 조작이었다. 활주로에 들어선 뒤 이륙을 시도했다. 속도를 높이고 이륙 결심 속도(V1)를 알리는 음성이 들렸다. "로테이트"를 외치며 조종간을 몸쪽으로 당기자 화면 속 영상이 기울며 기체가 떠오르는 느낌이 전해졌다. 기어업을 외치고 랜딩기어를 접어 넣는 것까진 순조로웠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고도 유지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교관은 화면에 표시된 십자 모양을 사각형 안에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손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순항고도에 오른 뒤 '오토파일럿'을 켜고 나서야 한숨 돌릴 틈이 생겼다. 하지만 임 교관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토파일럿이 항로를 따라간다고 해서 조종사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리 입력한 항로대로 잘 가고 있는지, 기체에 이상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필요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공항 착륙 뒤에는 난기류와 강풍, 실속(스톨), 버드 스트라이크 등 비상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이어졌다. 김해공항 착륙(써클링), 스팁턴(급선회), 새벽 시간대 비행도 경험했다. 이론 교육부터 FTD 조작까지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훈련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조종사가 단순히 기체를 잘 모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임 교관은 서툰 조작을 지켜보며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며 "속도와 고도만 잘 맞춰서 가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처음부터 잘했겠느냐". 다 선배들에게 혼나면서 배운 것"이라며 웃었다. 조종사 훈련이 그만큼 엄격하다는 뜻이었다.
기장 승급 시험에서 탈락하는 조종사도 드물지 않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비중 있게 평가되는 것이 CRM(Crew Resource Management·승무원 자원관리)이다. 기장이 전체 상황을 파악한 상태에서 부기장의 조언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 부기장을 포함한 운항관리사·객실승무원의 의견을 얼마나 잘 조율해 안전한 비행으로 이어가는지를 보는 훈련이다.
임 교관은 과거 한 항공사에서 기장이 지나치게 권위적 분위기를 만든 탓에 부기장이 계기 이상을 발견하고도 적극적으로 말하지 못했던 사례를 설명했다. 위기 상황에서 부기장이 혼날까 봐 필요한 말을 하지 못했다면,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진 기장이라도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스타항공은 부기장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착륙 과정에서 급변풍(윈드시어) 경고가 발생해 복행(고 어라운드around·착륙을 시도하던 항공기가 정상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됐을 때 다시 날아오르는 상황)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부기장이 '기장이 알아서 하겠지'라며 말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를 위해 조종사뿐 아니라 객실승무원과 운항관리사까지 함께 참여하는 ‘조인트 CRM’ 훈련을 연 2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에서 의외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특정 비상 상황보다 2인 승무원 체계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조종실에서 PF(Pilot Flying·비행 조종 담당)와 PM(Pilot Monitoring·모니터링 및 지원 담당)의 역할이 구분된다. 한 명이 기체를 조종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은 계기를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며 조작을 지원한다. 서로의 행동을 확인하는 ‘크로스체크’도 필수다. 처음에는 각각의 역할과 절차를 동시에 익히는 것이 낯설지만 반복 훈련을 거치면서 두 조종사가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게 된다고 임 교관은 설명했다.
훈련 시나리오에는 실제 사고 사례도 반영된다. 대표적 사례가 2009년 US항공 1549편의 허드슨강 불시착 사고다. 당시 양쪽 엔진의 추력을 잃은 상황에서 승무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판단을 내려야 했다. 이후 항공사 훈련에서는 엔진 추력 상실 같은 비상 상황에 기상 악화, 시간적 제약, 업무량 증가 등을 결합해 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실제 상황에 가까운 판단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비상 절차를 외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임 교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생이 누구였는지도 물었다. 뜻밖에도 당시 훈련생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았던 사람이었다. 나이가 많은 만큼 적응이 더딜 것이란 예상과 달리,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회사에 나와 공부했다고 한다. 1 1일에도 나와 훈련 내용을 복습했고, 동료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최신 변경 사항을 스스로 정리하는 등 남다른 학습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훈련생의 성과는 결국 나이나 경력보다 본인의 노력과 태도에 좌우된다"는 귀띔이 뒤따랐다. 이스타항공의 FTD는 완전한 모션 재현이 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는 조종간(Control Wheel)의 조작감을 실제 항공기에 가깝게 구현하는 방안과 신공항이나 공항 시설 변경 사항을 반영하는 비주얼 시스템 업데이트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FTD의 실전 효용은 명확했다.
신입 운항승무원은 실제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에 절차와 FMS(비행관리시스템) 조작을 반복해서 익힌다. 훈련을 충분히 해두면 실제 비행에 투입됐을 때 기본 조작에 적응하는 시간을 줄이고, 기상 악화나 시간 압박 등 실제 운항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부담도 낮출 수 있다.
훈련은 조종사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정비팀도 FTD를 활용한다. 신입 정비사들이 장비를 찾아 엔진 시동과 시스템 점검 절차 등을 익힌다고 한다.
결국 시뮬레이터의 역할은 조종사를 잘 날게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정해진 절차를 수행하고, 동료의 말을 듣고, 필요한 순간에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훈련하는 데 있다. 임 교관은 인터뷰 말미에 "훈련 비용이 만만치 않아도 새로 도입하는 기재는 대부분 신형 기체로 들이고 있으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1년이라는 충분한 기간 훈련을 진행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3시간의 훈련을 마치고 조종석에서 내려오며 처음의 질문을 다시 떠올렸다. 관제탑의 도움만으로 여객기를 착륙시킬 수 있을까. 적어도 이날의 경험만 놓고 보면 답은 분명했다. 관제탑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조종사를 지원할 수는 있지만, 조종사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이날 체험한 기종은 이스타항공의 주력 기종인 보잉 737-8이었다. 실제 항공기와 흡사하게 구현된 조종실에서 조종사들이 운항 절차를 반복 숙달하는 훈련 장비다. 완전한 모션은 지원되지 않지만 국토교통부의 정기적 연장검사를 통해 훈련 적합성을 인정받는 정식 장비다. 이날 훈련을 맡은 임상수 교관은 시각 구현 수준은 풀플라이트시뮬레이터(FFS)에 못지않고, 훈련 목적에 필요한 수준의 재현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임 교관은 대한항공에서 교관으로 7년간 근무했고 진에어 부기장을 지낸 베테랑이다.
첫 비행은 김포공항 게이트에서 출발해 활주로로 이동한 뒤 제주공항까지 도착하는 전 과정으로 진행됐다. 각 단계는 교관과 함께 안전 점검을 거쳤다. 집에서 즐기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떠올리며 '이 정도면 이착륙은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점검 절차를 마치고 항공기를 활주로까지 이동시키는 '택싱(Taxiing)'단계에서부터 노란색 유도선을 중앙에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기장석 왼쪽의 조작 장치를 위아래로 돌리며 방향을 조작했지만, 기체는 유도선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났다가 다시 왼쪽으로 튕겨 나가기를 반복했다. 실제 승객이 타고 있었다면 불안해할 만한 조작이었다. 활주로에 들어선 뒤 이륙을 시도했다. 속도를 높이고 이륙 결심 속도(V1)를 알리는 음성이 들렸다. "로테이트"를 외치며 조종간을 몸쪽으로 당기자 화면 속 영상이 기울며 기체가 떠오르는 느낌이 전해졌다. 기어업을 외치고 랜딩기어를 접어 넣는 것까진 순조로웠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고도 유지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교관은 화면에 표시된 십자 모양을 사각형 안에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손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순항고도에 오른 뒤 '오토파일럿'을 켜고 나서야 한숨 돌릴 틈이 생겼다. 하지만 임 교관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토파일럿이 항로를 따라간다고 해서 조종사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리 입력한 항로대로 잘 가고 있는지, 기체에 이상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필요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공항 착륙 뒤에는 난기류와 강풍, 실속(스톨), 버드 스트라이크 등 비상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이어졌다. 김해공항 착륙(써클링), 스팁턴(급선회), 새벽 시간대 비행도 경험했다. 이론 교육부터 FTD 조작까지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훈련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조종사가 단순히 기체를 잘 모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임 교관은 서툰 조작을 지켜보며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며 "속도와 고도만 잘 맞춰서 가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처음부터 잘했겠느냐". 다 선배들에게 혼나면서 배운 것"이라며 웃었다. 조종사 훈련이 그만큼 엄격하다는 뜻이었다.
기장 승급 시험에서 탈락하는 조종사도 드물지 않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비중 있게 평가되는 것이 CRM(Crew Resource Management·승무원 자원관리)이다. 기장이 전체 상황을 파악한 상태에서 부기장의 조언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 부기장을 포함한 운항관리사·객실승무원의 의견을 얼마나 잘 조율해 안전한 비행으로 이어가는지를 보는 훈련이다.
임 교관은 과거 한 항공사에서 기장이 지나치게 권위적 분위기를 만든 탓에 부기장이 계기 이상을 발견하고도 적극적으로 말하지 못했던 사례를 설명했다. 위기 상황에서 부기장이 혼날까 봐 필요한 말을 하지 못했다면,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진 기장이라도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스타항공은 부기장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착륙 과정에서 급변풍(윈드시어) 경고가 발생해 복행(고 어라운드around·착륙을 시도하던 항공기가 정상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됐을 때 다시 날아오르는 상황)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부기장이 '기장이 알아서 하겠지'라며 말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를 위해 조종사뿐 아니라 객실승무원과 운항관리사까지 함께 참여하는 ‘조인트 CRM’ 훈련을 연 2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에서 의외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특정 비상 상황보다 2인 승무원 체계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조종실에서 PF(Pilot Flying·비행 조종 담당)와 PM(Pilot Monitoring·모니터링 및 지원 담당)의 역할이 구분된다. 한 명이 기체를 조종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은 계기를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며 조작을 지원한다. 서로의 행동을 확인하는 ‘크로스체크’도 필수다. 처음에는 각각의 역할과 절차를 동시에 익히는 것이 낯설지만 반복 훈련을 거치면서 두 조종사가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게 된다고 임 교관은 설명했다.
훈련 시나리오에는 실제 사고 사례도 반영된다. 대표적 사례가 2009년 US항공 1549편의 허드슨강 불시착 사고다. 당시 양쪽 엔진의 추력을 잃은 상황에서 승무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판단을 내려야 했다. 이후 항공사 훈련에서는 엔진 추력 상실 같은 비상 상황에 기상 악화, 시간적 제약, 업무량 증가 등을 결합해 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실제 상황에 가까운 판단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비상 절차를 외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임 교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생이 누구였는지도 물었다. 뜻밖에도 당시 훈련생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았던 사람이었다. 나이가 많은 만큼 적응이 더딜 것이란 예상과 달리,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회사에 나와 공부했다고 한다. 1 1일에도 나와 훈련 내용을 복습했고, 동료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최신 변경 사항을 스스로 정리하는 등 남다른 학습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훈련생의 성과는 결국 나이나 경력보다 본인의 노력과 태도에 좌우된다"는 귀띔이 뒤따랐다. 이스타항공의 FTD는 완전한 모션 재현이 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는 조종간(Control Wheel)의 조작감을 실제 항공기에 가깝게 구현하는 방안과 신공항이나 공항 시설 변경 사항을 반영하는 비주얼 시스템 업데이트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FTD의 실전 효용은 명확했다.
신입 운항승무원은 실제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에 절차와 FMS(비행관리시스템) 조작을 반복해서 익힌다. 훈련을 충분히 해두면 실제 비행에 투입됐을 때 기본 조작에 적응하는 시간을 줄이고, 기상 악화나 시간 압박 등 실제 운항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부담도 낮출 수 있다.
훈련은 조종사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정비팀도 FTD를 활용한다. 신입 정비사들이 장비를 찾아 엔진 시동과 시스템 점검 절차 등을 익힌다고 한다.
결국 시뮬레이터의 역할은 조종사를 잘 날게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정해진 절차를 수행하고, 동료의 말을 듣고, 필요한 순간에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훈련하는 데 있다. 임 교관은 인터뷰 말미에 "훈련 비용이 만만치 않아도 새로 도입하는 기재는 대부분 신형 기체로 들이고 있으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1년이라는 충분한 기간 훈련을 진행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3시간의 훈련을 마치고 조종석에서 내려오며 처음의 질문을 다시 떠올렸다. 관제탑의 도움만으로 여객기를 착륙시킬 수 있을까. 적어도 이날의 경험만 놓고 보면 답은 분명했다. 관제탑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조종사를 지원할 수는 있지만, 조종사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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