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먹고 빠져나간 국장…개미들 ‘기도메타’는 이곳 향했다
매일경제-증권 · 2026-09-01 06:05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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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매수세 크게 늘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
2월 1.1%서 8월 1.9%로 쑥
화장품·원전건설株 집중매수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던 반도체 장세가 주춤하고 외국인들도 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관의 순환매 장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사모 투자(사모집합투자기구)가 차지하는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선택’을 받은 화장품·건설 등 업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순환매 장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사모자금은 특성상 ‘단타’ 매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추종 매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투자 주체 중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8월 들어 1.89%까지 높아졌다. 상반기 내내 1%대 초중반에 머물던 비중은 7월 1.73%로 올라선 뒤 이달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모 투자는 기관투자자 중 가장 ‘활발한’ 자금으로 평가받는다. 사모펀드나 헤지펀드가 여기에 포함된다. 연기금·보험처럼 정해진 자산배분 기준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종목과 비중을 빠르게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하지만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자금인 만큼 존재감이 커질 수 있는 이유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5~6월에는 개인 거래대금 비중이 높아 개인 주도의 반도체 장세가 이어졌고, 그 전에는 외국인이 코스피에 크게 영향을 미쳐왔다”며 “최근에는 두 주체 모두 뚜렷한 방향성이 없어 사모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장세”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 사모 투자를 주목하게 된 것은 개인과 외국인의 거래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이달 28일까지 코스피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6146억원으로 6월 35조458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외국인 역시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9조원 수준으로 6월의 약 37조원에서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사모 투자의 자금이 집중된 곳에서 업종 성과가 호조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최근 1개월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한국콜마(3위), 코스맥스(5위), 에이피알(6위) 등 화장품주가 상위권에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7위), OCI홀딩스(9위), 한화솔루션(11위) 등 에너지·원전 관련주와 GS건설(14위)도 매수에 나섰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IT와 조선·방산, 증권 업종을 선택한 것과 다른 행보다.
실제 사모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큰 건설 및 화장품 업종 등은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 업종 지수 가운데 건설은 최근 1개월 약 40%대 올라 코스피 상승률을 20%포인트까지 웃돌았다. 기계·장비와 의료·정밀기기도 코스피를 앞질렀다.
사모투자는 통상 반도체 업종 외 종목들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증시의 순환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하반기 이후 코스피 수익률을 웃돈 업종이 23개에 달한다”며 “시장 내부의 온기 확산과 퀄리티 개선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순환매가 이어질수록 업종별 주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에서도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장 초반 반도체주 약세로 3%대 밀렸던 코스피는 낙폭을 빠르게 만회해 0.46% 오른 6820.02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오후 들어 상승 전환해 각각 1.17%, 1.27% 올랐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주 가운데는 냉난방공조(HVAC)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LG전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대규모 칠러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7.44%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2.16%), 삼성SDI(1.05%), SK이노베이션(7.36%) 등 2차전지주도 강세를 보였고, 포스코퓨처엠(7.62%), 엘앤에프(8.83%),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7.08%) 등 ESS 소재주도 올랐다.
반면 원전·전력기기주는 약세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6.12% 내렸고 LS일렉트릭(-3.26%), 효성중공업(-6.22%), HD현대일렉트릭(-3.81%)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다시 반도체 주도 장세로 돌아설 신호로 금리와 대외환경 안정을 꼽는다. 김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에서는 금리가 오르는 날 외국인이 파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가 안정돼 외국인 자금이 다시 들어오기 전까지는 소외 업종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