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너머]왜 기자들은 '양치기 소년'이 됐나
아시아경제-경제 · 2026-09-01 13:30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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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한다더니…발표 일정 번복하는 정부
주주 뜻 거스르는 CEO 임기 제한, 누구를 위한 것인가
최근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마치 양치기 소년이 된 것 같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게 하는 주제가 있다.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막겠다며 추진해 온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이다. 당초 시장과 언론은 3월이면 세부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철석같이 믿었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질타한 직후, 당국이 3월 주주총회 전까지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은 3월이 되자 발표 일정을 담은 공지 문자를 돌렸다가 당일 돌연 발표를 취소했다. 첫 연기 때만 해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의 후폭풍까지 따져야 하는 정부로서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7월 중 발표하겠다던 약속은 또다시 8월로 미뤄졌고, 8월이 저문 지금도 핵심 쟁점인 '3연임 금지'를 둘러싼 추측성 기사만 난무하고 있다.
무엇이 정부를 이토록 주저하게 만드는 걸까. 이 방안의 핵심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1회로 제한해 임기를 최대 6년으로 못 박는 것이다. 취재를 종합해 보면 지배구조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TF) 내에서도 이 '3연임 금지' 조항을 두고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연임 금지를 법제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TF 위원 전원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금융지주 회장의 제왕적 행보를 경계해 온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조차 반대 의견을 냈을 정도니 논란의 여지가 큰 것만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실적과 능력을 입증해 주주들이 연임을 원하는 CEO를 왜 정부가 법으로 막느냐"는 근본적인 물음도 피할 수 없다.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는 온전히 주주가 판단할 몫이다. 나아가 외국인과 해외 기관투자가의 시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민간 금융회사 CEO의 임기까지 쥐락펴락하는 모습이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외치면서 정작 민간 기업의 인사 개입을 법제화하는 것 역시 모순으로 비칠 수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부르짖는 정부가 오히려 '관치금융'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선진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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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짐 싸서 한국 갈래" 해외 Z세대 눈 번쩍…집...정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것은 그만큼 현장에서 제기되는 우려가 적지 않고, 정책 추진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은 아닐까. 아무리 명분과 취지가 좋더라도 시장의 순리를 거스르며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세간에서 우려했던 부작용은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사방에서 경고등이 울리는 정책이라면 국회가 임기 제한의 실효성과 위헌 가능성, 시장에 미칠 부작용을 차분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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