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코스피가 8월 3% 넘게 반등하며 7월 급락 충격에서 벗어났다. 반도체 대신 건설과 2차전지, IT하드웨어 등 비반도체 업종으로 순환매가 확산되며 상장종목 10개 중 8개가 올랐다. 다만 거래대금은 두 달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 지수 회복과 달리 시장 활력은 오히려 둔화된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8월 6595.45포인트에서 6820.02포인트로 올라 한 달간 3.4% 상승했다.
상승세는 일부 대형주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8월 코스피 상장종목 941개 가운데 743개(79.0%)가 상승했고 하락 종목은 171개(18.2%), 보합 종목은 27개(2.9%)였다. 보합 종목을 제외하면 상승 종목 비중은 81.3%에 달했다.
전체 종목의 62.9%인 592개 종목은 코스피 상승률인 3.4%를 웃돌았다. 특히 334개 종목은 한 달간 10% 이상, 144개 종목은 20% 넘게 상승했다.
업종별 순환매도 뚜렷했다. 코스피 26개 업종 가운데 21개 업종이 올랐다. IT가전이 35.4% 상승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건설(22.4%), IT하드웨어(18.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반도체는 1.5% 하락했다.
7월 급락 이후 회복 과정에서 반도체보다 건설과 기계장비, 2차전지, 금융 등 비반도체 업종이 지수 반등을 주도한 셈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피는 매크로 변동성에도 기타법인 수급과 8월 수출 데이터를 소화하며 낙폭을 회복했다"며 "자사주 매입 등 기타법인이 하단을 지지하는 가운데 양호한 펀더멘털은 지수 저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수급은 여전히 불안했다. 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0조3140억원, 기관은 3조335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3조227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수 변동성이 완화된 것과 달리 거래는 크게 위축됐다. 8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8460억원으로 지난 6월 50조3471억원보다 48.7% 감소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줄었다. 지난 6월 4일 139조694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감소세를 이어가 지난달 말 기준 90조원대 후반까지 밀려났다.
지난 7월 말 시행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도 거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이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인 이후 6~7월 11조원대에 달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8월 들어 9000억원대로 축소됐다.
7월 급락장의 여파가 남아 있는 가운데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관망세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로 과도한 변동성은 완화됐지만 동시에 거래 활력도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증권가는 9월에도 업종 간 순환매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코스피가 단기간에 상단을 돌파하기보다는 실적과 수급을 확인하며 제한적인 범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시즌 프리뷰를 통해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향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브로드컴과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실적을 계기로 최근 불안정했던 국내 반도체주의 수급과 투자심리도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수급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은 8월 들어 순매도 강도가 크게 약화되고 있으며 20일 누적 순매수 기준으로도 V자 반등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인 수급 여건은 중립 이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주도주와 순환매 업종을 함께 가져가는 '바벨 전략'을 제시했다. 반도체는 최근 수급 부담으로 주가 흐름이 무거워졌지만 시가총액 비중 수준을 유지하고, 외국인 수급과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는 소매·유통, 증권, IT하드웨어, 방산, 화장품 등을 함께 편입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수 상단에는 부담이 남아 있다고 봤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 7500포인트 이상에 개인투자자 매물대가 집중돼 있어 단기적인 상단 저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9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6300~7600포인트로 제시했다.
iM증권도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지수가 단숨에 상단을 돌파할 만한 재료가 부족하다고 봤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경기는 예상보다 양호하고 인플레이션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잉여 유동성도 꾸준히 늘어나는 국면으로, 자산배분 관점에서 주식 선호도를 낮출 요인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수 경로 전망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서 "상방을 뚫어줄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개인 매물대가 7500선 위에 누적돼 명확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당분간 코스피는 7000포인트 전후의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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