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속도 낸다”던 금융 당국, ‘디지털자산 인프라 TF’는 2028년까지 운영
매일경제-증권 · 2026-09-03 11:1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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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법 하위규정 법제화·법정협회 등
“핀테크 유니콘 두나무·빗썸·토스 3개 불과” 자평 불구
거래소 지분 제한 등 핵심 쟁점은 법률검토·자문 없어
정부와 여당이 올해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입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해온 것과 대조적으로 법안의 실제 시행 시기는 2028년 무렵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3일 금융위원회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2026년 정기국회 보고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디지털자산 산업·시장·이용자를 아우르는 종합 규율체계 마련을 위해 “가상자산위원회 및 당정협의 등을 거쳐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의 주요 내용을 올해 중 마련”한다고 적시했다.
이어서 금융위는 단서 조항으로 “기본법안 제정·시행 시를 대비한 하위규정 입법 준비 및 협회 등 디지털자산 생태계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TF를 2028년까지 운영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 당국이 “연내 기본법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공개 입장과 다소 배치되는 지점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올해 안에 마련해 국회에서 처리한다고 해도 실제 법안 시행에 필요한 시행령 등 하위법규 정비와 법정협회 등 국내 가상자산 시장 생태계 인프라 구축을 완성하는 시점이 2028년까지 걸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보고서에서 “국내 가상자산 관련 규율체계는 불법행위 및 피해예방 등에 우선순위를 두다 보니 영업행위, 공시·유통 등 산업·시장 측면에서의 접근은 미흡”했다고 밝히며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포괄적 규율체계를 위한 기본법 제정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기본법 법제화 지연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문제에 대해서도 금융위는 그간 관련 법률 검토나 자문을 받은 내역이 없다는 점에서도 정치권의 ‘연내 처리’ 기류와 온도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회 정무위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5년간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과 관련해 진행된 내외부 법률검토·자문 내역’과 ‘지분율 제한의 법적 충돌 및 입법 정합성에 대한 법률검토·자문 자료’를 묻는 질의에 “관련 내역은 없다”고 답변했다.
금융위는 다만 향후 계획을 묻는 질의에는 “정부는 사업자-시장-이용자를 망라하는 통합법 형태의 디지털자산법안을 검토 중이며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계기관 협의와 전문가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금융위는 같은 보고자료에서 중소벤처기업부 통계를 인용해 작년 12월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핀테크 유니콘 기업 246개사 중 한국 기업은 국내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와 빗썸, 토스 등 단 3개사에 불과하다며 국내 핀테크 산업의 영세성을 스스로 짚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핀테크 유니콘을 배출한 국내 가상자산(VASP) 업계는 기본법 법제화 지연으로 인한 제도적 불확실성이 문제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기본법 법제화가 미뤄지면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그림자 규제만 지속되니 글로벌 경쟁력은 커녕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도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국내 가상자산 산업이 성장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의 부재를 통계로 인정한 것과 별개로 정작 유니콘 탄생을 가로막는 제도적 불확실성 해소에는 금융위가 신속히 대응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