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7000만원 주면 뭐 하나”…채용 인원 급감에 속 타는 ‘금취생’
매일경제-경제 · 2026-09-04 09:4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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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전환·점포 축소 등으로 가속化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김모 씨는 최근 은행권 채용 공고를 볼 때마다 한 숨이 나온다. 자격증을 5개나 취득하고 인턴 경험까지 쌓았으나 서류 전형조차 통과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은행마다 채용 인원이 줄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 같아 불안하다”며 “준비해야 할 것은 늘어나는데 취업문은 되레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원 몸값은 가파르게 뛰고 있지만 정작 ‘금취생(금융권 취업준비생)’을 향한 신규 채용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인공지능 전환(AX)과 영업점 통폐합으로 대규모 신규 채용의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인력 충원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채용 규모는 최근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은행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23년 약 1880명에서 2024년 약 1380명으로 1년 만에 500명가량(27%) 줄었다. 지난해에는 약 1280명으로 다시 100명가량(7%) 감소했다. 2년 사이 약 600명, 32% 줄어든 셈이다.
올해도 채용 규모가 반등할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 현재까지 확정되거나 공개된 4대 은행의 올해 채용 계획은 700명 안팎이다. 일부 은행이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과거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각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22년 600명에서 2023년 420명, 2024년 300명으로 2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90명을 채용했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예정이다. 상반기 110명을 뽑은 데 이어 하반기에는 신입 160명과 경력 20명 등 180명을 채용한다.
신한은행의 감소 폭도 크다. 신입행원 채용 규모는 2022년 600여 명에서 2023년 500여 명, 2024년 290여 명으로 2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140여 명과 하반기 100여 명 등 총 240여 명을 채용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30여 명을 뽑았으며 하반기 채용 규모는 미정이다.
하나은행 역시 채용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155명, 하반기 210명 등 총 365명을 채용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80명을 선발했으며 하반기 채용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신입행원 채용 규모는 2023년 500명에서 2024년 390명, 지난해 385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상반기 95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규모의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최대 99명을 선발한다고 가정해도 연간 채용 인원은 194명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 단위 영업망을 갖춘 NH농협은행은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채용해왔다. 2024년에는 상반기 565명, 하반기 580명 등 총 1145명을 선발했다.
다만 당시 채용에는 이듬해 상반기 인력 수요까지 일부 반영됐다. 지난해에는 하반기에만 565명을 채용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별도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하반기 계획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비교적 일정한 채용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신입행원 채용 인원은 2023년 350명, 2024년 320명, 지난해 350명이었다. 올해는 상반기 160명과 하반기 175명 등 총 335명을 뽑을 예정이다.
은행권에서는 이처럼 기존 인력의 보수가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배경으로 빠른 디지털·AX 전환을 꼽는다.
생성형 AI와 업무 자동화 기술이 상담·여신심사·자산관리·내부관리 등 은행 업무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과거 사람이 맡았던 업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자동화되고 있어서다.
비대면 금융거래 확산에 따른 영업점 축소도 인력 수요를 낮추는 요인이다. 모바일뱅킹 이용이 일상화하면서 은행들은 수익성이 낮거나 인접한 영업점을 지속적으로 통폐합하고 있다.
결국 은행권에서는 ‘고임금·저채용’ 구조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어 은행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의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신규 채용문이 좁아지는 것과 달리 기존 은행원의 몸값은 빠르게 뛰고 있다.
각 은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15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50만원보다 800만원, 12.6% 증가했다. 이를 단순 연환산하면 1억4300만원에 달한다.
주요 시중은행 신입 행원의 초임도 통상 6000만~700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입사 이후 직급과 성과급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과·차장급에서는 연간 보수가 1억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