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식·채권·펀드까지 토큰화”…토큰증권 3단계 로드맵 공개
매일경제-증권 · 2026-09-04 10:00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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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펀드 등 토큰화 로드맵 공개
증권사·장외거래소, 추가인가 없어도
기존 인가 범위 내 발행·공모·주선 가능
조각투자 기초자산 확대·투자자보호 규정
내년 2월 토큰증권(STO) 제도 시행을 앞두고 주식·채권·펀드 등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하고, 향후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구축까지 염두한 구체적인 정부 로드맵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4일 열린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3차 회의에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을 위한 3단계 로드맵을 비롯해 조각투자 모범규준, 장외거래소 유통체계,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요건, 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 등 종합적인 정책 방향과 세부 방안을 공개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계기로 3월 1차 회의와 5월 2차 회의를 열고 토큰증권 제도의 뼈대를 만들어 왔다. 이날 3차 회의에서는 그간의 논의를 종합한 토큰증권 정책방향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수치와 단계별 일정을 담아 발표됐다.
이날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토큰증권을 조각투자에만 머물게 하지 않겠다”며 전략적·단계적 접근을 통해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도 토큰 방식으로 발행·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증권의 발행·거래·청산·결제·권리행사·기초자산 전체 가치사슬을 하나의 디지털 자본시장 관점에서 연결하겠다”며 “혁신은 시장이 이끌고 신뢰는 정부가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디지털 자본시장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3차회의의 핵심은 그동안 비정형증권인 조각투자 위주로 논의되던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을 기존 정형증권까지 넓히기로 하고 이를 3단계로 나눈 로드맵을 처음 공개했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토큰증권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1단계)부터 펀드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 채권은 원리금 지급 중심의 일반채권에 한해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사채를 우선 토큰화하기로 했다.
채권은 50매 이상으로 나눠 거래될 수 있으면 ‘공모사채’로 간주되는 전매제한 준수를 위해 단일 거래단위(쿼터)를 설정하기로 했다.
주식은 전자증권으로 이미 발행된 비상장주식을 예탁결제원이나 신탁업자에 신탁하고 그 신탁 수익증권을 토큰증권 형태로 발행하는 방식이 채택됐다.
이 경우 비상장주식의 의결권·배당·신주인수권 등 다양한 권리는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에서 그대로 관리되고, 토큰증권 인프라에서는 수익증권 권리만 이원화해 관리하는 구조가 적용된다.
상대적으로 권리관계가 단순하고 규모가 크지 않은 조각투자는 내년 2월부터 공모 조각투자증권 토큰화가 허용된다.
1단계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는 증권사 등이 토큰증권과 관련한 MMF 운용지시·재산관리, 사모사채 이자지급·상환 등 권리관리를 수행하고 예탁결제원은 총량관리와 자기계좌부 관리, 소유자명세 작성 등 전자등록기관으로서 법적인 의무만 이행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 이후 안정성과 시장수요를 점검하며 기관뿐 아니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 증권 토큰화 등으로 인프라를 확충할 방침이다. 예탁원의 권리행사 지원 등 업무 확대도 추진된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법제화 이후 본격화될 3단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연계해 증권과 결제수단이 모두 블록체인 위에서 처리되는 온체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토큰증권 협의체 ‘결제분과’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분산원장(토큰증권 원장 대 스테이블코인 원장)을 연계하는 브릿지 기관 또는 메인넷 연계 기반 다양한 ‘상호운용 기술’에 대한 검토를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2·3단계 이행 시점은 1단계 안정성과 효율성, 시장 참여자의 기술혁신 속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여부 등에 따라 가변적일 전망이다.
조각투자 중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의 경우 지난 2023년 샌드박스 운영 가이드라인에서 원칙적으로 금지됐던 기초자산 집합화(풀링)와 장래매출채권 등 불확실한 사건과 연계된 기초자산이 조건부로 허용됐다.
협의체가 마련한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발행 모범규준에 따르면 ▲동일 종류·동일 권리의 자산 ▲집합화 기준과 목적이 명확 ▲개별 자산의 가격·위험·수익구조를 구분해 제공 ▲부실자산이 포함되지 않음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여러 기초자산을 묶어(풀링) 하나의 조각투자증권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장래매출채권처럼 아직 발생하지 않은 불확정 사건과 연관된 자산도 이미 체결된 계약 등 기초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 발생이 상당히 기대되며, 신용보완 등 강화된 투자자 보호조치가 있는 경우에는 발행이 허용된다.
모범규준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1인당 청약한도는 개별 자산 특성에 따라 판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되 3000만원과 발행금액의 5% 가운데 작은 금액을 표준 예시로 제시했다. 또한 특정인 몰아주기를 막기 위해 사전에 내규로 전체 공모물량 중 일반투자자 배정 비율과 균등배정 최소 비율을 정하도록 권고했다.
이 밖에도 기초자산 보유자는 부실자산 유동화를 막기 위해 발행금액의 5% 이상에 해당하는 수익증권을 신탁 종료 시까지 의무보유해야 한다.
신탁재산 운용보고서는 분기별로 작성해 연 1회 이상 대표이사나 공인회계사의 확인을 받아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장외거래소 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해야 한다는 규정도 마련됐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모범규준은 현재 전자증권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조각투자에도 즉시 적용된다.
투자계약증권과 관련해서는 현행처럼 개별심사 체계를 유지하되 기초자산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설정하는 공유지분형 투자계약증권의 유통 제약과, 아직 발행 사례가 없는 사업형 투자계약증권의 제도화 가능성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를 통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토큰증권의 유통을 맡을 장외거래소 체계와 관련해서는 토큰증권만을 위한 별도 인가체계를 신설하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
자본시장법상 인가체계가 실물증권, 전자증권, 토큰증권 등 증권의 형태가 아닌 주식(지분증권)·채권(채무증권)·수익증권 등 증권의 내용에 따라 구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큰증권 발행·유통의 안정성은 전자증권법상 전자등록 과정에서 예탁결제원이 적절성을 심사 가능하고 장외거래소의 호가접수·거래체결 업무 자체가 분산원장 기술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 점도 별도 인가를 불필요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인가받은 금융투자업 범위 안에서 토큰증권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에컨대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별도 인가 없이도 조각투자 토큰증권을 공모·주선할 수 있고, 수익증권 장외거래소 인가를 받은 곳은 조각투자 토큰증권 거래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장외거래소는 인프라로서 중요성을 고려해 토큰증권 거래를 지원하려는 경우 금융감독원과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지분·수익증권과 전문투자자 대상 채무증권에 한정된 장외거래소 인가단위에는 일반투자자를 포함한 채무증권 인가단위가 새로 신설된다.
당장 인가를 추진하려는 목적보다는 향후 공모 토큰채권 발행에 대비한 성격이다. 투자계약증권은 유통성 확보 방안에 대한 추가 연구 이후 인가단위 신설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일반투자자 거래한도는 크라우드펀딩(종목별 500만원·합계 1000만원), 조각투자 발행 샌드박스(1000만원~2000만원) 등 기존 사례를 참고하되 지나친 거래 제한을 피하기 위해 장외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금액(총매수액-총매도액) 기준 1억원으로 설정됐다.
장외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예방·감시·조치에 관한 업무기준을 마련해 준수해야 하며, 위반 시에는 형벌·과징금·계좌동결·임원선임 제한 등 자본시장법상 제재를 받게 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자증권법상 새로 도입된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의 구체적 등록요건도 공개됐다.
기존에는 증권사·은행·보험회사 등 금융회사만 고객의 증권계좌를 개설·관리하는 계좌관리기관이 될 수 있었지만 분산원장의 안정성을 고려해 토큰증권에 한해 발행인이 직접 계좌관리기관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를 활용하면 발행인이 실시간으로 투자자 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 설계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고객 증권계좌 관리는 투자자 재산권 보호와 직결되는 만큼 등록요건이 엄격하게 설정됐다.
자기자본은 애초 법률상 10억원 이상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었으나 기존 계좌관리기관의 자본요건 사례(투자중개업 40억원, 투자매매업 500억원, 은행 1000억원, 보험회사 300억원 등)를 고려해 40억원으로 설정됐다.
인력 요건으로는 계좌관리 전문인력 1명, 내부통제 전문인력 1명, 전산 전문인력 2명을 갖춰야 하며 전산·보안사고 예방·대응을 위한 엄격한 기준도 적용된다.
다만 조각투자 발행 스몰라이선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사업자는 현행법상 투자중개업자가 계좌관리기관이 될 수 있는 기관으로 분류돼 있어 별도의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 없이도 자격이 발생한다.
3차 협의체 참여기관인 예탁결제원은 토큰증권의 원활한 전자등록 지원을 위해 지난 7월 마련한 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의 내용도 이날 소개했다.
가이드라인은 분산원장 참여자 범위, 노드 구성과 합의알고리즘, 스마트컨트랙트 구현, 보안, 계좌·종목관리, 전자등록 기재정보 등 총 40개의 세부요건으로 구성됐다.
전자등록정보를 공동관리하는 분산원장 참여자는 전자등록기관과 계좌관리기관으로 제한되며, 노드 구성은 3개 이상의 독립된 기관이 합의에 참여하되 단일 기관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했다.
오류나 장애 발생 시의 업무연속성 확보 방안도 요건에 포함돼 보안사고나 치명적 오류 발생 시 마스터키 기능을 활용한 권한 통제 방안, 기관 내 개별 합의노드 복구 방안 등 시나리오별 대응 프로토콜을 마련하도록 했다.
증권사 등이 분산원장 연계를 신청하면 예탁결제원이 이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서류심사와 연계기능테스트를 거쳐 정식 코드를 부여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발표된 정책방향 가운데 하위법규 규정사항인 ▲토큰증권 발행이 허용되는 증권의 범위 ▲장외거래소 인가단위 신설과 거래한도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요건 등을 9월 말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하위법규 개정안에 담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각투자 중 공유지분형·사업형 투자계약증권과 국제 표준특허 조각투자 등 추가 검토가 예고된 과제들은 연말까지 협의체를 중심으로 시장 의견을 수렴하며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