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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인력·지역 반발…'매머드 공기업' 가시밭길

아시아경제-경제 · 2026-09-04 18:00 · 한국가스공사(036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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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公 18.7조 부채…상장 가스公 주주가치 훼손 우려 발전 5사 통합엔 노조 찬성…인력 재배치·본사 선정 난제 항만公 4곳→1곳에 지역 반발…"지사 격하·경쟁력 약화" 정부가 발전 5사와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 4개 항만공사를 각각 하나의 '매머드급 공기업'으로 묶는 대대적인 공공기관 통폐합에 나섰지만 실제 통합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상장사인 가스공사는 석유공사의 부채와 자본잠식이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을 두고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고, 발전 5사는 1만명이 넘는 인력의 재배치와 통합 본사 소재지 등이 난제로 꼽힌다. 항만공사 통합을 두고는 지역경제와 항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역사회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상장사 가스公 '주주 문턱'…석유公 부채 전이 우려 4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전날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서 가장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곳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다. 가스공사는 정부가 최대주주이지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회사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통합을 결정하는 것과 별개로 민간주주의 재산권과 기업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가스공사를 존속법인으로 석유공사를 흡수하는 방식 등을 택할 경우 석유공사가 보유한 해외 자원개발 자산과 부채를 어떤 가치로 평가해 넘길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석유공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재무부담이 통합법인으로 이전되면 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과 배당여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석유공사의 총부채는 18조6527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조5290억원으로 2020년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이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누적된 미처리결손금도 15조177억원에 이른다. 일반적인 합병 방식을 택할 경우 상법상 주주총회 승인과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등 소수주주 보호 절차도 통합 과정에서 검토해야 한다. 가스공사 주주들의 관심은 향후 주가 향방에 집중되고 있다. 부정적인 전망과 통합에 따른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나온다. 인터넷 종목게시판에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와 통합하면 석유공사의 자본잠식과 부채 부담이 가스공사로 고스란히 전이돼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대로 정부가 최대주주인 만큼 통합 과정에서 석유공사의 재무구조를 그대로 가스공사에 떠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정부가 출자나 부채조정 등 별도의 재무안정화 방안을 병행하고, 석유·가스 개발과 도입·비축 기능을 한데 모아 사업 경쟁력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가스공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정부가 에너지자원공사의 자본구조와 석유공사 부채 처리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주주들의 평가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발전 5사 통합, 인력·본사 재배치 난제 발전 5사 통합은 가스·석유공사와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앞서 발전공기업 구조개편 논의 과정에서 전력연맹과 공공노련, 발전노조 등은 에너지 전환을 위해 발전 5사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001년 한전에서 발전부문이 분리된 이후 25년간 5개 회사로 나뉘어 운영되면서 중복투자와 과도한 경쟁이 발생했다는 게 통합 찬성 측의 논리다.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을 하나로 합치면 발전설비 약 53GW, 연매출 약 30조원, 직원 1만3000~1만4000명 규모의 국내 최대 발전회사가 된다. 정부 역시 흩어진 투자 여력을 한데 모아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에너지 전환에 대한 실행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물리적 통합 이후다. 25년 동안 별도 회사로 운영된 5개사의 직급·보수·인사 체계를 하나로 맞춰야 하고 중복되는 본사 조직과 지원부서의 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할지도 정해야 한다. 정부는 통폐합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통합을 이유로 직원들의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세부 조직개편에 들어가면 직급과 보직, 근무지역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통합 본사를 어디에 둘지도 갈등 요인이다. 기존 5개 발전사 본사는 경남 진주와 충남 보령·태안, 부산, 울산 등에 흩어져 있다. 이미 지방자치단체들은 통합 발전사 본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경남에서는 진주혁신도시 유치 요구가 나오고 있고 충남 역시 국내 석탄화력 발전의 핵심 지역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본사 유치에 나선 상태다. 기존 연구용역에서는 5개 발전사의 현 본사를 모두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항만公 '지역지사 격하' 반발…"지역경제·경쟁력 약화 우려" 항만 분야에서는 통합 계획 발표와 동시에 지역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인천·부산·울산·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묶고 기존 공사는 산하 지역지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지역에서는 독립된 항만공사가 중앙 조직의 지사로 격하되면 조직과 예산뿐 아니라 항만별 투자 결정 권한까지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산항은 환적,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 울산항은 액체화물·에너지, 여수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 원자재 등 항만마다 주력 화물과 배후산업이 다른 상황에서 하나의 조직으로 묶는 것이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4개 항만공사 노동조합도 중앙의 승인을 거치는 의사결정 구조가 만들어지면 현장 대응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를 비롯한 부산지역 시민단체들도 통합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부산항은 세계 2위 환적항,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 관문, 울산항은 에너지·액체 벌크 특화항, 여수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 원자재 중심 항으로 각각 고유의 역할을 맡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대한민국 항만의 국제경쟁력과 지역의 경제적 자율성,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정책적 오류"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인천·울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각 항만이 맡고 있는 기능과 역할이 다른 만큼 단순한 조직 통합은 지역 항만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천 연수을이 지역구인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산하 지역지사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사실상 격하'라며 정부에 재검토를 요구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하루 한 끼로 버티며 월 350만원 주식 올인"…'파...이와 관련 정부는 기관별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세부 통합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정부가 발표한 것은 공공기관 기능개혁의 전반적인 방향"이라며 "향후 국회에서 필요한 법률을 개정하고 노조와의 대화 등을 거쳐 적극적으로 통합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통폐합 전후 보수 등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하며 복리후생 강화와 경영평가 인센티브 부여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주상돈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