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코너에 대체 왜"…너도나도 집어가더니 완판된 과자 정체[지금사는방식]
아시아경제-경제 · 2026-09-05 07:40
·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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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깔콘 한정판 '쌈장삼겹살맛' 품절대란
한 달 만에 21만 봉 완판…3개월 물량 동나
스낵 코너 탈피해 '삼겹살 매대' 진열하기도
"삼겹살 사러 왔다가 정육 코너에 과자가 있길래 홀린 듯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서울의 한 대형마트 정육 코너. 붉은 조명 아래 진열된 고기 팩 사이 낯선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낵 코너에 있어야 할 과자가 매대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고정관념을 깨부순 이색 진열 마케팅과 독특한 맛의 결합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익숙한 장수 브랜드에 새로운 경험을 더한 제품들이 주목받으면서 업계의 경쟁도 맛에서 경험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롯데웰푸드가 지난 7월 말 출시한 한정판 '꼬깔콘 쌈장삼겹살맛'이 대표적이다. 출시 한 달여 만에 납품 기준 21만 봉이 판매되며 준비한 초도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당초 약 3개월에 걸쳐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마련한 물량이었다.
판매 속도 역시 이례적이다. 통상 대형마트 스낵 코너에서 하루 10봉 이상 판매되면 '인기 상품'으로 분류되는데, 이 제품은 주요 점포당 일일 50봉 이상 팔리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입고 물량이 빠르게 소진돼 추가 진열에 나서기도 했다.
이색 진열·야장 트렌드 공략…익숙함에 '재미' 더했다
이번 제품의 흥행에는 맛뿐 아니라 판매 위치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대형마트는 꼬깔콘을 일반적인 스낵 코너에만 진열하지 않고 삼겹살 매대 인근에 함께 배치했다. 고기를 사러 온 소비자에게 제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해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제품 기획 역시 적중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야장 문화와 삼겹살이라는 익숙한 안주를 과자에 접목했다. 특히 기존 제과 제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쌈장을 맛의 소재로 활용하고, '쌈장삼겹살맛'이라는 직관적인 이름을 붙여 제품의 콘셉트를 한눈에 전달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야장 분위기를 활용한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13일까지 서울 을지로의 노포 '만선호프'와 협업해 '꼬깔콘 스페셜 나초'와 인기 안주를 결합한 세트를 선보인다.
'모디슈머' 문화도 화제성 키워
소비자가 제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모디슈머' 문화도 화제성을 키웠다. 과자 자체를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삼겹살과 함께 쌈으로 먹거나 쌈장에 찍어 먹는 등 새로운 조합을 직접 만들어 SNS에 공유하면서 일종의 놀이 문화로 번졌다.
특히 SNS에서는 이런 소비 방식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 소비자가 직접 찍은 사진이나 영상이 제품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새로운 조합을 제안하고, 이를 본 소비자가 다시 제품을 구매하는 식으로 확산할 수 있다.
꼬깔콘 하나 띄웠더니 브랜드 전체로…장수 제품의 '젊어지기'
해당 제품의 인기는 꼬깔콘 브랜드 전체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꼬깔콘 쌈장삼겹살맛'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꼬깔콘 전체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특정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기존 제품으로 확산하면서 브랜드 전체의 소비 접점이 넓어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장수 브랜드 입장에서는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이면서도 기존 브랜드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름을 처음부터 새로 알릴 필요 없이 이미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에 새로운 맛과 콘텐츠를 덧입혀 다시 관심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략이 장수 브랜드의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익숙한 브랜드에 이색적인 제품 콘셉트와 공간 경험을 결합하면 기존 소비자에게는 새로움을, 젊은 소비자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을 제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잘 만든 맛'에서 '잘 가지고 노는 상품'으로
이번 사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이색적인 맛 자체보다 소비자가 상품을 활용할 여지를 열어뒀다는 점이다. 과거 과자 신제품의 경쟁력이 맛과 패키지, 가격 등에 있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가 제품을 어떻게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지고 있다. 제품에 새로운 먹는 방법을 더하고, SNS에서 따라서 해볼 만한 조합을 만들면서 소비자가 직접 상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런 소비는 별도의 광고만으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확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영상, 먹어본 후기가 또 다른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하루 한 끼로 버티며 월 350만원 주식 올인"…'파...다만 SNS에서 화제가 되는 것과 재구매가 이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색적인 조합이 초기 관심을 끌더라도 결국 제품의 맛과 가격, 구매 편의성이 뒷받침돼야 지속적인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업계의 경쟁은 새로운 맛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상품을 가지고 어떤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까지 넓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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