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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AI 투자 모두 타격”...미국이 ‘바이백’ 나선 이유 [뉴스 쉽게보기]

매일경제-경제 · 2026-09-06 06:0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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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금융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아요. 각국의 주요 주가지수는 몇 달째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어요. 코스피 등 국내 주가지수도 혼란스럽게 움직일 뿐 좀처럼 빠르게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아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지, 아니면 당분간 하락을 면할 수 없을지. 투자자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들은 정말 많아요. 올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위기론은 ‘빅테크’로 불리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규모가 수익성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는 주장이었어요.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이 걱정은 이제 투자자들에게 상식과도 같은 관점이 됐죠. 최근 들어 AI 기업들의 투자와 맞물려 많은 주목을 받는 요인은 국채 시장이에요.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의 빚이 너무 많아졌고,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는 채권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거든요. 어떤 이야기인지 하나하나 정리해 볼게요. <뉴스 쉽게보기>에서 여러 차례 다뤘지만, 채권 개념부터 간단히 짚고 갈게요. 채권은 돈을 빌려줄 때 쓰는 일종의 ‘차용증’이에요. 만약 돈을 빌릴 때 5년 후에 원금을 모두 상환하기로 하고 연 5% 금리로 돈을 빌렸다면 ‘만기 5년(=5년물), 연 금리 5%’인 채권이 생겨나는 거예요. 국채는 한 국가의 정부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에요. 정부는 나라 살림을 세금으로 하지만, 대부분 국가는 세금으로는 부족해서 국채를 발행해요. 단기에 필요한 돈을 빌리는 2년 만기 국채부터 초장기 자금을 빌리는 50년물 국채까지 다양하죠. 이중 비교적 상환 기간이 길다고 할 수 있는 만기 10년 이상 국채를 보통 ‘장기 국채’라고 불러요. 특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이 발행한 국채는 아주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아요.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미국 정부가 약속한 이자를 달러로 안전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미국은 경제 규모가 큰 만큼 엄청난 금액의 국채를 발행하고, 세계 각국 개인·기업·정부는 미국 국채를 안전 자산으로 여기며 보유해요. 미국 정부는 엄청난 금액을 쓰고 세계 경제를 이끄는 주체예요. 그만큼 국채 발행량도 많고,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죠. 미국의 국채 발행량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전후로 급증하기 시작해서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빠르게 늘어났어요. 최근까지도 이 추세는 계속되고 있어요. 미국 정부 부채는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40조 달러(약 5경 4428조 원)를 넘어섰어요. 규모 면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예요. 올해 재정 적자만 2조 달러(약 2721조 4000억 원)를 넘어설 전망이에요. 사실 다른 주요국도 빚이 늘어나는 상황은 비슷해요. 대체로 정부가 돈을 많이 써서 경기를 부양하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꾸준히 써왔기 때문이에요. 물론 미국이 발행하는 국채 규모가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요.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마치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영향을 미쳐요. 미국 국채금리가 오른다는 건,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줄 때 이자를 더 받는다는 뜻인데요. 그만큼 돈이 귀해졌다는 뜻과 다름없어요. 미국 정부가 더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는 상황이니, 당연히 기업이나 개인이 돈을 빌리는 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겠죠. 결국 국채금리 상승은 기업과 개인의 이자 부담을 키우게 돼요. 최근 대규모로 돈을 빌려 AI 데이터센터 등 기반 시설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빅테크들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어요. 국채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AI 투자가 위축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또한 투자자들은 공격적 투자에 해당하는 주식 대신, 안정적으로 더 많은 이자를 주는 채권을 보유할 가능성이 커져요. 세계 채권시장의 기준 지표로 여겨지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연 4.8%대를 기록하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어요.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8월) 중순에 5.34%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계속 5%를 웃돌고 있어요. 올해는 2006년 이후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긴 날이 가장 많은 해로 기록됐어요. 주로 장기 국채의 금리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추세인데요. 미국과 각국 정부 입장에서 아주 부담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어요. 단기 국채는 주로 단기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 국채는 장기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10~30년짜리 장기 대출은 주로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의 장기 투자자금에 많이 활용돼요. 결국 개인의 주택 구매, 기업들의 AI 투자, 정부의 재정에 동시에 부담을 미치게 되는 거예요.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87%까지 치솟아 지난 2월 말 대비 1%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어요. 일단 미국 정부는 상황을 진정시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각종 대출금리가 줄줄이 올라가 생활비 부담을 늘리면, 곧 중간선거(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르는 상·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부담이 커질 테니까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국채 금리 급등을 두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 채권 시장은 세계 주요국 중 성과가 가장 좋다”고 말했어요. 지난달 19일 베선트 장관이 발표한 장기 국채 바이백(재매입)도 금리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예요. 당시 미국 재무부는 바이백 규모를 기존 회당 20억 달러(약 2조 7000억원)의 두 배인 40억 달러(약 5조 400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혀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았어요. 이 발표 후 일시적이지만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하기도 했고요. 바이백(Buy Back)이란 말 그대로 다시 사들인다는 뜻이에요. 미국 정부는 단기 국채와 장기 국채를 다양하게 발행해서 투자자들에게 파는데, 이 중 일부는 꾸준히 다시 사들여요. 국채를 새로 발행하면서, 오래된 국채를 사들이는 거죠. 여러 목적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정부 부채를 적절히 관리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단기에 돈을 갚아야 하는 국채가 많다고 생각하면, 일부 단기 국채를 사들이고 장기 국채를 발행해서 단기에 갚을 돈을 줄일 수 있겠죠. 반대로 장기 국채 금리가 너무 높아지면, 장기 국채를 사들이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단기 국채를 발행할 수 있고요. 이번에 미국 정부가 늘리겠다고 한 ‘바이백’이 바로 후자에 해당해요. 단기 국채를 발행해서 마련한 돈으로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장기 국채를 사들이겠다는 뜻이에요. 장기 국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면, 장기 *국채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하락해요. 장기 국채를 사서 미국에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셈이니, 미국이 내야 하는 이자율은 낮아지는 거죠. 결국 비교적 장기간 빌렸던 돈이 감소하고 단기에 갚을 돈이 많아지긴 하지만, 장기 국채 금리 하락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셈이에요. 앞서 언급한 주택담보대출과 AI 투자 부담을 어떻게든 늘리지 않으려는 임시방편이에요. 전문가들은 장기 국채금리 상승 추이를 빠르게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예요. 전체 국채 시장에 비해 바이백의 규모가 크지 않고, 거대 기업들이 직접 장기 회사채를 발행해 AI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서 자금 수요가 너무 많다는 거예요. 자금 수요가 많다는 건 그만큼 금리 상승 압박이 크다는 뜻이니까요. 자금 수요 증가는 세계 각국의 장기금리를 봐도 명확해요.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996년 이후 최고치를,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독일과 프랑스의 30년물 국채금리도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어요.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세계적인 물가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는 점은 장기금리에 큰 부담이에요. 물가 상승세에 대응하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기준금리 조정 확률 예측 도구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번에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은 70% 수준이에요. 12월에 인상할 확률은 90%에 달해요. 전체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장기 국채금리를 낮추는 일 또한 어려워져요. 오히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죠. 미국 정부가 원하는 바를 쉽게 이루기는 힘든 상황인 셈이에요. 그래서인지 미국 정부는 국채 바이백에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해요. TGA는 미국 정부가 연준에 개설한 일종의 ‘정부 통장’인데, 세금이나 국채 발행으로 현금을 확보해서 넣어놔요. 지난달 20일 기준 잔액은 9350억 달러(약 1270조원) 수준이었어요. 이 돈은 원래 국채 매입에 쓰지 않아요. 사회보장연금이나 공무원 월급·정부 계약업체 대금 등을 지급할 때 쓰려고 특별히 현금을 남겨놓는 통장이거든요. 미국 정부가 TGA까지 털어서 장기 국채 매입에 쓰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건, 그만큼 장기금리 상승세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AI 투자 열풍과 함께 찾아온 주식시장 대호황 직후, 우리는 조금은 두려운 금융시장의 변화를 맞았어요. 물가와 금리를 동시에 안정시키려는 미국 정부의 시도는 과연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디그 구독하기’를 검색하고, 정성껏 쓴 디그의 편지들을 무료로 만나보세요. 아래 주소로 접속하시면, 디그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https://dig.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