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은 높은데 지갑은 열린다…미국 소비가 버티는 이유 [주末머니]
아시아경제-증권 · 2026-09-06 08:20
·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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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층 소비가 필수재·사치재 동시 견인
"연체율보다 고용·자산가격 흐름 봐야"
미국 가계의 경고등은 켜져 있다.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연체율은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졌고, 개인 저축률도 약 4년 만의 저점까지 내려왔다. 그런데도 소비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2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1.5%로 둔화했지만, 개인소비 증가율은 3.4%로 오히려 빨라졌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런 괴리를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고용과 자산효과를 꼽았다.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더라도 일자리가 유지되면 가계 소득 유입은 계속된다. 여기에 높은 주택가격과 주가 상승이 자산가치를 뒷받침하고, 축적된 저축과 주택 순자산, 신용을 활용한 대출도 소비 여력을 보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소비를 끌고 가는 쪽은 고소득층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21~2025년 소득 상위 20%의 총소비 연평균 증가율은 12.6%로, 하위 20%의 3.9%를 크게 웃돌았다. 필수품 소비 연평균 증가율에서도 상위 20%는 13.7%, 하위 20%는 2.9%로 격차가 뚜렷했다. 최근 미국 소비 강세를 단순히 물가 상승 때문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기업 실적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월마트는 전 소득계층에서 점유율이 올랐고, 특히 고소득층 유입이 두드러졌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는 고소득층이 저가 채널로 내려온다는 단순한 '트레이드다운'이라기보다, 필수재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과 상품 구성, 배송 편의성을 갖춘 유통채널을 더 많이 이용하는 현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소비는 저가 채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TJ맥스의 오프프라이스 소비(이월 상품이나 재고를 대량 할인판매하는 매장을 이용하는 불황형 소비 방식)가 견조한 동시에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카드 회원 지출과 델타항공의 프리미엄 매출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연구원은 "고소득층의 소비가 필수재, 할인 유통, 프리미엄 여행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액이 크고 미룰 수 있는 소비는 약하다. 로우스(Lowe's)는 일반 소비자의 선택적 DIY(Do it yourself) 수요가 부진했고, 홈디포도 소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수요만 이어졌다. 주택거래 부진이 가구, 가전, 대규모 리모델링처럼 이사와 연계된 소비를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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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000,000,000,000원 넘어선 재산…'돈벼락' ...결국 지금의 미국 소비는 높은 연체율과 견조한 소비가 공존하는 구조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과거에는 연체율 상승이 가계의 금융부담 확대와 향후 소비 둔화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됐지만, 지금은 부채 부담이 커진 계층과 소비 증가를 주도하는 계층이 다르다"라며 "연체율만으로 전체 소비의 방향을 판단하기보다,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의 소득을 결정하는 고용과 이들이 많이 보유한 주택 및 금융자산의 흐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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