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박상철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뇌관으로 자리 잡은 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분쟁이 장기화 될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 수급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중동 지역 내 군사적 충돌 범위가 국지적 수준을 넘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광범위한 해상 통제구역으로 확장됨에 따라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실질적인 타격 우려가 현실화되는 국면이다. 이러한 대외적 악재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액화석유가스(LPG), 윤활유, 주유소, 도시가스 및 해운 테마 전반에 걸쳐 상승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양국 간의 보복성 군사 작전이 해상 물류의 동맥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군 함정을 공격한 사건을 기점으로 사태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하는 강경한 군사적 대응을 단행했으며, 이란 측은 이를 명분 삼아 요르단 내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이란혁명수비대가 예고한 호르무즈 해협 해상 통제구역의 일방적 확대 조치다. 이란 남동부의 핵심 항구 도시인 차바하르 인근 해역에서 시작해 오만해와 아라비아해 일부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해역이 통제구역에 포함될 것이라는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경고는 글로벌 원유 물동량의 병목 현상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물 원유 시장은 이러한 지정학적 파국 우려를 가격 상승으로 소화해 냈다. 지난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02달러(3.25%) 급등한 배럴당 96.05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이 전장 대비 3.29달러(3.36%) 치솟은 배럴당 101.21달러에 마감하며 시장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던 100달러 선을 상향 돌파했다. 이와 같은 유가의 급등세는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도 동반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중동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 세계 경제 전반으로 재확산될 수 있다는 거시경제적 위기감마저 고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매크로 환경의 급변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공급망 차질 우려가 시장 전면으로 부상함에 따라 흥구석유, 중앙에너비스, 극동유화, 대성산업 등으로 대표되는 LPG, 윤활유, 주유소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해상 운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차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흥아해운과 STX그린로지스 등 해운 테마주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나아가 다가오는 동절기 수요와 맞물려 에너지 대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성에너지, 지에스이 등 도시가스 테마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10일 오전 11시 기준 증권정보기업 인포스탁에 따르면, LPG(5.11%), 해운(4.44%), 윤활유(2.99%), 주유소(2.57%), 도시가스(2.16%) 등 주요 테마 지수가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박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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