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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영 KIC 사장 “내년 전략투자계정 신설...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로 전환”

매일경제-증권 · 2026-09-10 16:30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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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전략형 국부펀드로 확장 장기·마중물·이어달리기 투자 자산배분 체계도 TPA로 개편 싱가포르 테마섹처럼 장기투자 박일영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내년부터 공사 내부에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기존 저축형 펀드에서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로 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전략투자계정’은 위탁 운용 자금과 별개의 자금 운용 계정으로, 국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에 장기 자금을 직접 공급한다. 박 사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6 KB금융그룹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정부가 국내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발판으로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를 도입하기로 하고 그 역할을 KIC에 맡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KIC는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해외에서 외화로 재무적 투자를 수행하는 ‘저축형 펀드’였다면, 앞으로는 국내 전략산업에 장기 자원을 공급하는 종합형 국부펀드로 내년부터 확장된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KIC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만기와 청산 시점을 두지 않는 장기 지분투자, 앵커 투자자로서 해외 투자를 이끄는 ‘마중물 투자’, 정책자금이 소임을 다한 자리를 잇는 ‘이어달리기 투자’다. 그러면서 국고를 자국 전략산업 육성에 투입하는 흐름이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짚었다. 아부다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펀드 자본을 자국 전략산업에 투입해 산업 생태계를 키워왔고, 인도네시아도 지난해 자국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새 국부펀드를 설립했으며, 대만과 캐나다도 전략형 국부펀드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싱가포르 사례를 들며 “싱가포르항공과 DBS, 싱텔이 항공·금융·통신 분야에서 세계 일류에 오른 배경에는 반세기 동안 묵묵히 자본의 시간을 견뎌준 테마섹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 투자자에게 가장 큰 위협은 시장의 변동성이 아니라 성과에 대한 조급함”이라며 “성과를 재촉하면 투자 기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고, 짧은 호흡으로는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최원혁 KIC 통합자산1실 부장이 KIC의 자산배분 체계 전면 개편에 대해 소개했다. KIC는 현재 2400억 달러 이상을 운용하고 있으며 누적 수익은 1340억 달러로, 이는 운용자산의 절반 이상이 원금이 아닌 투자수익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익률은 13.9%, 최근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7.3%였다고 밝혔다. 최 부장은 “장기 수익률의 90% 이상은 종목 선정이 아니라 자산배분에서 결정된다는 것이 수십 년에 걸친 연구 결과”라며 KIC가 최근 몇 년간 자산배분 체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손봐왔다고 말했다. 2019년에는 개별 자산군별 상대수익률 목표에서 전체 펀드 차원의 절대수익 목표 체계로 전환했다. 그는 기존 자산군별 개별 운용 체계의 한계를 짚었다. 각 팀이 자신이 맡은 자산군을 ‘자기 소유의 자본’처럼 여기며 각자의 벤치마크에만 집중하다 보니, 여러 자산군에 걸친 리스크가 누구의 책임도 아닌 채로 방치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면서, 과거의 상관관계를 전제로 짠 자산배분 체계가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KI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총자산배분(TPA)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려 시범펀드를 운용 중이며, 내년 정식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부장은 TPA를 하나의 투자 기법이나 최적화 모델이 아니라 전체 펀드 차원에서 자본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거버넌스이자 의사결정 체계로 정의했다. 캐나다 CPPIB, 뉴질랜드 슈퍼펀드, 호주 퓨처펀드 등이 이미 TPA를 도입했거나 전환 중이며, 최근에는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도 전환을 발표했다. 최 부장은 “TPA를 도입한 기관이 기존 전략적 자산배분(SAA) 방식보다 연 0.7~1.5%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상관관계일 뿐 인과관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