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언제 꺾이나' 보려면…한신평 "금융지표까지 살펴야"
아시아경제-증권 · 2026-09-10 16:40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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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설비투자, 외부 조달 의존 증가
발주 줄기 전 '금융시장 신호' 올 것
전력기기 업계도 일부 영향
"중장기적으로 상방 제약 가능 요인"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측정할 때 수출 등 산업 지표만이 아닌, 금융시장 여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신용평가업계 의견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설비투자가 외부 자금 조달 등 금융시장과 떼놓을 수 없게 되면서 메모리 업황에 위험 경로가 새롭게 생겼다는 맥락이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10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AI-고금리-부동산-변화하는 시장환경과 신용위험:위기와 기회의 재조명' 세미나에서 "메모리 수요 둔화 신호는 실물 시장보다 금융시장에서 먼저 나타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가 10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AI-고금리-부동산-변화하는 시장환경과 신용위험:위기와 기회의 재조명' 세미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김 수석은 "최근 AI 설비투자의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업체는 외부 자금 조달 후 데이터센터 착공이나 CPU 발주를 한다"며 "실제 발주가 줄기 전에 상호신용, 구조화금융 발행이 둔화한다거나, 금융투자자들이 커버넌트 조항을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또 미국에서 AI, 빅테크의 채권 발행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도 기관 투자자가 특정 차주나 섹터의 한도 관리 목적으로 조달 여력이 감소하면서 발행량이 줄 수 있고, 발행을 늘린다면 기존 요구 금리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신호는 결국 실제 메모리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수석은 "이처럼 금융시장 신호가 오면 요구 수익률이 높아지고, AI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데이터센터 계약 기간을 단축하거나, 임대료 가격을 낮춰 운영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이 계속 확인되면 실제 데이터센터 착공이 둔화하거나 메모리, GPU 발주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메모리 업체들의 장기공급계약이 늘어나는 점만으로는 메모리 사이클이 제거됐다고 볼 수 없다는 관점도 제시했다. 김 수석은 "장기공급계약이 물량과 가격의 단기 가시성은 높이지만, 모든 위험을 제거하지는 못한다"며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객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자본시장 경색 등으로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지면 장기공급계약상 조건이 재협상 될 가능성까지는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장기공급계약은 사이클을 제거한다기보다, 단기변동성을 완화하되 위험이 발생하는 경로와 시점을 바꾸는 장치로 해석하고 있다"며 "사이클이 제거됐다고 보는 입장은 아니므로, 여전히 메모리 업체 신용도를 판단할 때 재무완충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AI 투자 구조, 전력기기 산업 영향은?
AI 투자 구조의 금융화는 전력기기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간접적으로 반영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채선영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날 세미나에서 "AI 투자 구조가 금융화되다 보니 원활한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AI 투자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메모리반도체는 그 수요가 제품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지만, 전력기기의 경우 전력이나 전력 인프라 수요를 거쳐 수요에 반영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다"고 했다.
전력 수요에 있어서 AI 데이터센터가 핵심 요인이기는 하지만, 유일한 요인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채 수석은 "선진국의 경우 과거 15년 정도 전력 수요가 정체됐는데, 이러한 선진국에서도 전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전력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의미다. 미국은 전력 수요의 절반이 데이터센터로부터 유발되긴 하지만, 이외에도 전기차 등 수송 차원의 전기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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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빼주세요" 멀쩡한 에어컨 냉매 수십만원 들...한국 전력기기 업체의 수주 잔고에서 AI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지 않은 점에도 주목했다. 채 수석은 "2025년 전력기기 3사가 신규 수주한 16조5000억원 가운데 약 1조원 만이 AI 데이터센터향 물량"이라며 "AI 투자 증가세가 둔화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AI 투자 증가세 둔화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의 기댓값 상방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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