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내부에서 최승호 위원장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작성과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의혹으로 사퇴 요구를 받아온 최 위원장이 자신에게 문제를 제기해온 간부들의 불신임 투표를 앞두고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을 제한하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지부는 오는 16~22일 모바일 총회를 열고 이송이 부위원장과 이원일 광주지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한다. 불신임안은 찬성 3분의 2 이상을 얻어야 가결된다. 두 사람은 그동안 최 위원장의 노조 운영 방식과 조합비 집행 등을 비판해왔다.
하지만 불신임 투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두 간부의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블로터 보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이 부위원장과 이 지회장을 단체 소통방에서 퇴장시키고 노조 홈페이지 등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도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갈등은 최 위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이에 대한 지도부의 대응 방식을 놓고 이 부위원장과 이 지회장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본격화됐다. 두 사람은 노조 운영 방향과 조직 전환 방침 등에 이견을 보이며 최 위원장의 사퇴 필요성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공개된 초기업노조 지도부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최 위원장에게 "최 위원장님이 장인어른과 수의계약을 한 게 잘못된 거죠"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8500만원 싸게 계약했다"고 해명했다.
이 부위원장이 회계 문제를 지적하며 "내부 감사할 것"이라고 하자 최 위원장은 "총회는 위원장 직권"이라며 "위원장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위원장이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까 위원장 권한으로 근로 면제 빼 드릴 테니 광주로 가셔서 대응하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조직 운영 방향을 둘러싼 갈등도 겹쳤다. 지도부가 기존 DX(완제품) 부문까지 포괄하는 체제에서 DS(반도체) 부문 중심 노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DX 부문 소속인 이 부위원장과 이 지회장이 강하게 반발했다.
초기업노조는 당초 DS와 DX 부문을 아우르는 통합 노조를 표방했지만 성과급 배분 등을 둘러싸고 두 부문 간 갈등이 이어져왔다. 최근에는 내년 교섭을 앞두고 조합원 가입 자격을 DS 부문으로 제한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보자 파악 등을 둘러싼 내부 대화 내용이 알려지면서 지도부와 두 간부 간 대립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최 위원장 측은 관련 대화 정황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에 공개하며 조직의 단합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신임 표결에 앞서 내부 시스템 접근을 제한한 조치의 적절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총회 공고문에는 구체적인 불신임 사유와 적용 기준, 관련 회의록 등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위 의결기구인 대의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조직 구조상 지도부를 견제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은 "불신임안 상정은 위원장 직권으로 총회를 통해 가능하지만 소명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채 구체적인 사유도 제시되지 않고 불신임 대상에 올랐다"며 "비위 사실을 내부 관계자인 지회장에게 전달한 것만으로 '노조 와해'라고 규정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명할 기회도 제공되지 않았고 내부 시스템과 조합 홈페이지 접근 권한도 즉시 차단됐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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