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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추격 허용하는 꼴"…반도체 업계 또 '시끌' [김대영의 노무스쿨]
1년 전 반도체 '주52시간제 예외'
메가특구 추진으로 다시 딸려나와
"주52시간제, 中 추격 허용할 수도"
메가특구 추진으로 다시 딸려나와
"주52시간제, 中 추격 허용할 수도"
1년 전 한국노동연구원은 반도체 업계 주52시간제 적용 예외 문제가 노사관계를 좌우할 핵심 쟁점이 될 것이란 경고음을 울렸다.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집중 근무를 허용하자는 요구와 노동자 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맞부딪쳤다. 올해 초 반도체특별법에서 빠졌던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은 정부의 '메가특구' 추진을 계기로 다시 불이 붙었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검토보고서에서 연구개발 업무가 근로시간 양보다 질·성과로 평가되고 일정한 재량도 인정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생산직과 다른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고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건강권 보호 장치를 보완하면서 가산수당 지급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52시간제 예외 기준에 소득 요건이 없어 저임금 근로자가 초과근로를 하고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딸려나왔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입법 취지에 공감하면서 반도체특별법 논의·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연계해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노동계는 반발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해 1월16일 "특정 업종이란 이유로 주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겠단 발상은 그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반도체특별법은 결국 지난 1월29일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뺀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정 기간 평균 근로시간을 맞추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됐다. 현행 정산기간은 원칙적으로 최대 1개월이고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최대 3개월이다.
지역을 기준으로 한 특례 논의는 반도체 업종 전체의 예외 요구로 이어졌다. 고 의원은 지난 7월 근무지역과 관계없이 반도체 연구개발 종사자 등에 특례를 적용하는 반도체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소득·업무 수행방법 등을 고려하도록 했고 추가 근로에 해당하는 임금, 건강권 보호, 당사자 간 서면합의를 안전장치로 뒀다.
경영계는 유연한 인력 운용을 요구하면서 주52시간제 적용 예외 도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 7월 발표한 전국 50인 이상 국가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 468곳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기업 중 50.6%는 메가특구에 바라는 노동규제 특례로 'R&D 인력 근로시간 유연화'를 꼽았다. 주52시간제 예외와 탄력·선택근로제 기간 확대 등을 주문한 것이다.
경총은 지난달 연구개발·전문직뿐 아니라 스타트업 핵심 인력도 근로시간 규제에서 제외하자고 제언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AI·반도체 대전환 시대의 기술패권 경쟁은 결국 인재를 얼마나 신속하고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는지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그룹초기업노조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같은 달 13일 "한쪽에선 주 4.5일제를 추진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메가 프로젝트를 이유로 주 52시간 상한을 해제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민주노총도 메가특구에 한해 주52시간제 적용 예외를 규정하는 것이 노동권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당정은 지난 4일 메가특구특별법안을 이달 중 발의해 연내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52시간제 예외라는 식의 법조문이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조문에 담으려는 정부의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법안은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국회 정무위원회 심사와 당론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양대 노총 위원장은 이달 3일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노동 쟁점을 노사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로 풀자고 제안했다. 특례 대상과 보상·건강권 보호 기준의 접점을 찾는 일이 향후 입법 과정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메모리까지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 속도는 곧 경쟁력"이라며 "어느 때보다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기에 획일적인 주52시간제가 중국의 추격을 허용하는 발판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 주52시간제 적용 예외" 결국 무산
앞서 2024년 주52시간제 적용에 예외를 두자는 입법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철규 의원이 그해 11월 발의한 반도체특별법안이 대표적이다. 연구개발 종사자 중 소득·업무 수행방법 등을 고려해 당사자 간 서면합의를 거쳐 근로시간에 별도 기준을 적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고동진 의원도 같은 달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 연구개발 업무 등에 근로시간 특례를 두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냈다.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검토보고서에서 연구개발 업무가 근로시간 양보다 질·성과로 평가되고 일정한 재량도 인정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생산직과 다른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고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건강권 보호 장치를 보완하면서 가산수당 지급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52시간제 예외 기준에 소득 요건이 없어 저임금 근로자가 초과근로를 하고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딸려나왔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입법 취지에 공감하면서 반도체특별법 논의·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연계해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노동계는 반발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해 1월16일 "특정 업종이란 이유로 주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겠단 발상은 그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반도체특별법은 결국 지난 1월29일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뺀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메가특구'로 살아난 적용 예외…노사 '충돌'
정부는 특정 지역 핵심 산업에 규제 특례와 재정 지원을 묶어 제공하는 메가특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근로시간 완화를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보고한 방안을 보면 호남권 반도체 메가특구의 소득 상위 3% 관리자·연구개발자에겐 본인 동의를 받아 주 52시간 근로 상한을 없애는 방안이 포함됐다.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대신 일반 수당을 주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일정 기간 평균 근로시간을 맞추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됐다. 현행 정산기간은 원칙적으로 최대 1개월이고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최대 3개월이다.
지역을 기준으로 한 특례 논의는 반도체 업종 전체의 예외 요구로 이어졌다. 고 의원은 지난 7월 근무지역과 관계없이 반도체 연구개발 종사자 등에 특례를 적용하는 반도체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소득·업무 수행방법 등을 고려하도록 했고 추가 근로에 해당하는 임금, 건강권 보호, 당사자 간 서면합의를 안전장치로 뒀다.
경영계는 유연한 인력 운용을 요구하면서 주52시간제 적용 예외 도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 7월 발표한 전국 50인 이상 국가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 468곳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기업 중 50.6%는 메가특구에 바라는 노동규제 특례로 'R&D 인력 근로시간 유연화'를 꼽았다. 주52시간제 예외와 탄력·선택근로제 기간 확대 등을 주문한 것이다.
경총은 지난달 연구개발·전문직뿐 아니라 스타트업 핵심 인력도 근로시간 규제에서 제외하자고 제언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AI·반도체 대전환 시대의 기술패권 경쟁은 결국 인재를 얼마나 신속하고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는지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그룹초기업노조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같은 달 13일 "한쪽에선 주 4.5일제를 추진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메가 프로젝트를 이유로 주 52시간 상한을 해제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민주노총도 메가특구에 한해 주52시간제 적용 예외를 규정하는 것이 노동권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중국 추격 속 연구개발 속도가 곧 경쟁력"
정부 안에서도 온도차가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12일 주52시간제 예외를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반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업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회에서도 생산성 향상·노동기본권 보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과 메가특구만 한정할 경우 발생할 지역 역차별을 고려해 전 산업 연구직으로 적용 예외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당정은 지난 4일 메가특구특별법안을 이달 중 발의해 연내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52시간제 예외라는 식의 법조문이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조문에 담으려는 정부의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법안은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국회 정무위원회 심사와 당론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양대 노총 위원장은 이달 3일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노동 쟁점을 노사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로 풀자고 제안했다. 특례 대상과 보상·건강권 보호 기준의 접점을 찾는 일이 향후 입법 과정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메모리까지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 속도는 곧 경쟁력"이라며 "어느 때보다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기에 획일적인 주52시간제가 중국의 추격을 허용하는 발판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