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디커플링 시대…韓, 베트남을 ‘우회로’로 삼다
매일경제-경제 · 2026-09-13 15:35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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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베트남 수출 부가가치
미국 귀착 11.1%→18.5%
반도체 연결은 21.0%로 두 배
“원산지 규제 강화 땐 韓도 유탄”
미·중 갈등으로 양국 간 직접 교역이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이 베트남 등 아세안 생산망을 활용해 미·중 시장과의 연결고리를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3일 발표한 이슈노트 ‘지정학적 분절 속 글로벌 경제연계는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가’에서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커넥터 국가’가 글로벌 생산·조달망의 중간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16~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산업연관표를 활용해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해외 생산·가공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어느 나라의 소비와 투자로 이어졌는지를 살펴봤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 공급망은 이들 국가의 생산망을 활용해 미·중 양국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트남은 한국산 중간재가 미·중 시장으로 향하는 핵심 우회 생산기지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에서 창출된 부가가치 중 미국 최종수요로 귀착되는 비중은 2016년 11.1%에서 2022년 18.5%로 상승했다. 중국으로 이어지는 비중도 7.3%에서 13.9%로 높아졌다.
반도체·전자 부문에서도 같은 흐름이 뚜렷했다. 미국 최종수요로 연결되는 비중은 12.8%에서 21.0%로, 중국 비중은 11.2%에서 19.4%로 각각 상승했다. 한국산 중간재를 베트남에서 생산·가공한 뒤 미·중 양대 시장에 공급하는 가치사슬 연결이 한층 강해졌다는 의미다. 정선영 한은 아태경제팀장은 “지정학적 분절에도 국가 간 경제적 연계가 단절되기보다는 기존에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 경로를 재구성하면서 글로벌 경제 안에서 국가들 간 연계를 지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은은 한국산 부가가치가 미국 최종수요로 직접 연결되는 흐름은 유지됐지만, 제3국을 거치는 간접 경로에서는 아세안 생산망의 역할이 확대됐다고 봤다. 미국 최종수요로 연결되는 한국 부가가치 가운데 아세안 5개국을 거치는 비중은 2016년 4.9%에서 2022년 8.3%로 확대됐다. 반면 중국을 거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7%에서 6.8%로 축소됐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연결되는 비중은 73.1%에서 72.4%로 큰 변화가 없었다.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업종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더 두드러졌다. 아세안 경유 비중은 8.2%에서 18.6%로 두 배 이상 확대됐지만, 중국 경유 비중은 28.2%에서 17.0%로 절반 수준에 가까이 줄었다. 다만 미국이 원산지 규정과 우회수출 조사를 강화하면 아세안 현지 생산은 물론 한국산 부품 수요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지 정책 변화나 물류 차질이 한국 공급망의 불안 요인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특정 생산 거점과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