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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 코인’ 추적정보 사전유출…예보·가상자산 거래소 책임 공방

매일경제-증권 · 2026-09-14 14:1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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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거래소 간 법적 책임 공방 은닉 가상자산 조사대상 46명에 통지 부산저축은행 등 부실 금융기관 관련자의 은닉 가상자산을 추적하던 예금보험공사의 조사 정보가 조사 대상자들에게 사전에 알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보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예보는 올해 4월부터 부실 금융기관 관련자 8405명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보유 여부와 거래 내역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원화 거래소인 A사가 지난 6월 1일 조사 대상자 46명에게 예보의 가상자산 정보 조회 및 자료 제공 사실을 사전 통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금이나 예금 등은 현행 법에 따라 정보 제공 사실 통보를 미룰 수 있지만 가상자산에는 이 같은 예외가 마련돼 있지 않은 법적 공백 탓에 조사 대상자들에게 정보 제공사실이 먼저 통지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예보는 지난 2024년 10월 예금자보호법 개정으로 부실 금융기관 관련자의 은닉자산 조사·환수를 위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예보는 지난해 말까지 부실관련자 1만2790명을 추려 가상자산사업자에 잔고내역 등을 요구했고, 이 중 925명의 가상자산 보유 사실을 확인해 32억 5000만원 상당을 적발했다. 문제는 올해 2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으로 가상자산 거래정보가 개인신용정보에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예보에 부실관련자 정보를 제공할 경우 해당 사실을 정보주체에게 통지해야 하는 의무가 새로 생긴 것이다. 현행법상 금융거래정보는 금융실명법에 따라 통보를 6개월 유예할 수 있고, 건강보험·고용보험 취득정보나 법원 공탁현황 등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애초에 통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가상자산 정보에는 이런 유예나 예외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예보는 “자료제공 사실이 사전에 알려지면 조사 대상자가 가상자산을 다른 지갑이나 거래소로 옮기는 등 재산을 추가로 은닉할 가능성이 있다”며 거래소에 사전통지 유예를 요구했지만, 거래소들은 신용정보법상 통지 의무를 근거로 명확한 법령해석을 요구하며 맞섰다. 사전통지를 하지 않으면 거래소가 법적 책임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보는 결국 금융위원회에 정식 법령해석을 요청하는 대신 국민신문고를 통해 “예금자보호법 제21조의3 제1항에 따른 자료제공 요구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따라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만 받아 거래소에 전달했고, 거래소들은 이를 통지의무 면제의 법적 근거로 보기 어렵다며 금융위의 공식 유권해석을 재차 요구했다. 예보와 가상자산 거래소간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 사전 조사 정보 유출이 현실화됐다. DAXA가 박민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전통지 입장을 고수하던 A거래소는 예보에 자료를 제공하기 하루 전인 지난 6월 1일 부실관련자 46명에게 가상자산 정보 제공 사실을 먼저 통지했다. A거래소는 사전통지 방침을 예보 측에 이메일로 알렸으나 별도 답변을 받지 못해 예보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의원실에 설명했다. 반면 예보는 사전통지가 조사 업무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거래소에 분명히 알렸다는 입장이다. 이후 예보는 국정감사 최초 의원실 보고에서 A거래소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은 사실이 없으며, A거래소의 사전통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박민규 의원실이 별도로 확인한 결과 A거래소는 이미 지난 6월 9일 예보에 사전통지 사실을 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예보는 “법적 책임 문제로 A거래소가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제출하지 않은 것처럼 처리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보고 누락 경위를 해명했다. 금융위의 관리·감독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실이 입법 공백 속에서 사전 통지로 추가 재산 은닉이 발생하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금융위에 질의했지만 금융위는 예보가 답변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법 개정 당시 기대했던 신속한 은닉재산 추적 체계가 신용정보 보호 규정과 충돌했지만 관계 기관 어느 곳도 조정에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민규 의원은 “은닉자산을 찾기 위한 조사인데 정작 조사 대상자에게 자신의 가상자산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알려졌다”며 “보유 규모가 컸다면 수억, 수십억원 상당의 은닉자산을 놓칠 수 있었던 초대형 사고”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최초 의원실 보고에서는 A 거래소의 자료 제공과 사전 통지 사실까지 누락했고 금융위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사전 유출 경위와 책임 소재,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따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