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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팔고 ‘이것’ 샀다”…외국인 장바구니 열어보니

매일경제-증권 · 2026-09-14 15:45 · 삼성전자(005930)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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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목 빼면 6837억 순매수 금융·에너지·車로 매수처 확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약 4조원어치 팔아치우고 나서 눈길을 끈다. 반도체 대형주에서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선 대신 금융·에너지·자동차 등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옮겨 담는 모습이 관찰되면서 외국인의 장바구니에 대대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3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매도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9598억원, SK하이닉스를 1조9601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두 종목의 순매도액만 합쳐도 3조9199억원에 달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순매도 규모가 외국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보다 약 6800억원 많다는 점이다. 단순 계산 시 외국인은 이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코스피 종목에서는 약 6837억원을 순매수한 셈이다. 이를 두고 외국인이 한국 주식 전반에서 일제히 자금을 빼기보다는 그동안 상승세를 주도했던 대형 반도체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다른 종목으로 자금을 재배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대외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투자심리가 제한되는 가운데 원전·조선·정유·화학·2차전지 등으로 순환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의 반도체 순매도가 두드러진 반면 비반도체 업종으로는 매수세가 분산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의 이달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반도체 일변도에서 벗어난 모습이 나타난다. 외국인이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우리금융지주로, 순매수액은 4759억원에 달했다. 이어 SK스퀘어가 4506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에도 2134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고, SK이노베이션은 1849억원으로 순매수 4위에 올랐다. 현대모비스에도 1401억원이 들어왔다. 이어 로보티즈(1347억원), GS(1142억원), 파마리서치(898억원), 대덕전자(873억원), SK(823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개 종목에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액만 약 1조9733억원이다. 특히 금융과 에너지 업종으로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띈다. 우리금융지주가 전체 순매수 1위에 오른 가운데 한국금융지주에도 806억원, 미래에셋증권에는 646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다. 에너지 관련주 가운데서는 SK이노베이션과 GS가 각각 1849억원, 114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유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도 관련 종목으로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와 운송주도 외국인의 새로운 장바구니에 포함됐다. 현대모비스와 기아를 각각 1401억원, 422억원 순매수했고 대한항공에는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외국인의 매매 전략 변화는 더욱 선명하다. 8월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총 9조7943억원을 순매도했다. 당시 SK하이닉스 한 종목에서만 6조3991억원을 팔았고 삼성전자에서도 8198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더라도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2조5753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계산된다. 반면 이달 들어선 두 종목을 제외하면 약 6837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달에는 반도체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 상당 부분이 국내 증시 밖으로 이탈했다면, 이달 들어서는 반도체를 팔면서도 다른 종목을 사들이는 흐름이 상대적으로 강해진 셈이다. 외국인의 선호 종목도 일부 달라졌다. 지난달 순매수 상위에는 LG전자(2400억원), 셀트리온(2294억원), 한화오션(199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846억원), 파마리서치(1836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이달 들어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순매수 1위로 뛰어올랐고 SK이노베이션과 GS 등 에너지주, 현대모비스와 기아 등 자동차주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특정 성장 업종에 집중하기보다 실적과 업황 모멘텀이 있는 종목을 골라 담는 선별적인 매수 양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외국인의 ‘탈(脫)반도체’ 움직임이 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장기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반도체 업종 3개월 누적 순매수가 원화 가치 변화와 연동되는 흐름을 보여왔다”면서 “향후 시장금리가 안정되고 달러 유동성이 확대될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을 거쳐 국내 증시와 AI·반도체 밸류체인 대표주의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