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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선 기준선이 25% 아닌 7.5%”… 상폐 시총 기준 참고한 해외규정 두고 ‘진실게임’

매일경제-증권 · 2026-09-15 17:20 ·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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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강화의 근거로 내세운 해외 거래소 사례가 법정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시총 300억원 기준에 걸린 코스피 상장사 2곳이 거래소를 상대로 낸 가처분 사건에서 신청인 측이 해외 규정의 비교 방식을 정면으로 다투면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청인 측 대리인 법무법인 챔버스는 지난 11일 법원에 낸 준비서면에서 거래소가 근거로 제시한 해외 4개 시장의 퇴출 기준을 원문 규정과 대조해 반박했다. 제도의 합리성을 떠받치는 해외 사례가 규정 원문과 어긋난다는 것이 골자다. 거래소는 코스피 시총 퇴출 기준을 단계적으로 500억원까지 높이는 제도를 설명하면서 최종 기준이 신규상장 시총 요건 가운데 최저치인 2000억원의 25%에 해당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해외 주요 시장의 진입 대비 퇴출 기준도 뉴욕증권거래소(NYSE) 25%, 나스닥 31%, 싱가포르 27%, 일본 100%에 달해 국내 기준이 과도하지 않다는 논리다. 두 회사에 적용된 기준은 지난 7월 1일 시행된 300억원이다. 국내 기준과 직접 맞닿는 것은 NYSE 사례다. 거래소가 든 5000만달러는 시총만으로 작동하는 독립 기준이 아니라 30거래일 평균 글로벌 시총과 주주자본이 함께 미달할 때 걸리는 복합요건이라는 것이 신청인 측 지적이다. 재무상태와 무관하게 시총만으로 거래정지·상장폐지 절차가 개시되는 독립 기준은 1500만달러로, 신규상장 요건인 글로벌 시총 2억달러에 견주면 비율은 7.5%로 내려앉는다. 신청인 측은 NYSE 시총이 유가증권시장의 약 15배인데 시총 단독 퇴출 기준은 1500만달러, 약 212억원에 그친다는 점을 들어 국내 500억원이 절대 금액으로 2배 이상, 시장 규모 대비로는 약 37배 엄격한 수준이라고 계산했다. 특히 NYSE의 경우 국내 규정과 달리 시총 기준에 걸려 상장폐지가 결정되더라도 불복 절차는 열려 있다. 나스닥 31%에는 비교 대상 자체가 없다는 반론이 나왔다. 나스닥 글로벌마켓의 계속상장 요건은 자기자본 표준과 상장주식 시가총액 표준, 총자산·총매출액 표준으로 나뉘어 이 가운데 하나만 충족해도 상장이 유지된다. 시총이 미달해도 다른 표준으로 시장에 남을 수 있는 구조다. 챔버스 관계자는 “나스닥이 시가총액만을 기준으로 퇴출하는 500만달러 규정을 신설했지만 이의신청으로 효력이 정지돼 현재 시행 중인 규정이 없다”며 “시총 단독 퇴출 기준 자체가 없는 시장을 두고 진입요건 대비 31%라는 비율을 어떻게 계산한 것인지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제도 자체가 사라졌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금융감시목록 편입은 시총 4000만싱가포르달러 미달만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 3개 사업연도 연속 세전손실이 겹쳐야 했으며, 편입 이후에도 36개월의 개선기간이 주어졌다. 싱가포르거래소는 이 제도가 기업 신뢰와 자금조달 접근성에 의도치 않은 타격을 준다는 시장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해 10월 폐지했다. 일본의 100%는 기준의 성격이 다르다고도 했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의 신규상장과 계속상장 유통주식 시총 기준이 모두 100억엔인 데서 나온 수치다. 유통주식 시총은 자기주식과 임원 보유분, 지분 10% 이상 주주의 물량, 금융기관·사업법인의 안정 보유분을 원칙적으로 덜어내고 산출하는 만큼 발행주식 전체 시총을 재는 국내 제도와 같은 선에 놓기 어렵다는 것이다. 판정도 사업연도 말 연 1회에 그치고, 미달 기업에는 원칙적으로 1년 이상의 개선기간을 준 뒤 종료 시점에 충족 여부를 본다. 하위시장으로 옮겨 상장을 유지할 길도 열려 있다. 기준의 높이보다 격차가 벌어지는 지점은 구제 절차다. 국내에서 시총 미달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고 이의신청도 허용되지 않는다.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으로 기준을 넘지 못하면 그대로 상장폐지되고, 하루라도 미달하면 그때까지 쌓은 연속 일수가 사라져 46거래일째부터는 하루 미달로도 퇴출이 확정된다. NYSE가 복합기준 미달 기업에 18개월, 일본이 1년의 개선기간을 주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신청인 측이 이달 2일까지 시총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50개사를 추적한 결과 46개사는 지정 후 단 하루도 기준을 넘지 못했고, 45거래일 연속을 채운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해외 비교의 적절성은 이번 가처분의 핵심 법리인 비례원칙 판단과 맞닿아 있다. 대법원은 거래소 상장규정을 상장계약에 적용되는 약관으로 보면서도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모든 상장법인을 구속하는 규범적 성격을 지닌다고 판단해왔다. 비례·형평 원칙에 현저히 어긋나거나 상장법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조항은 무효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다. 대법원은 개별 재무상태를 심사하지 않고 회사정리절차 개시신청만을 이유로 일률적으로 상장폐지하도록 한 조항을 무효로 판단한 전례도 남겼다. 거래소는 시총 기준 강화가 부실기업을 신속히 걸러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저시총 기업일수록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의 표적이 되기 쉬운 만큼 퇴출 문턱을 높여 시장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논리다. 신청인 측은 시가총액과 재무적 부실이 같은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맞선다. 지난 6월 말 기준 시총 미달 상장사 460곳 가운데 187곳이 영업흑자를 냈고,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서도 시총 미달 기업 중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한계기업은 유가증권시장 34%, 코스닥 29%에 그쳤다는 것이다. 시총을 1차 선별 장치로 쓰더라도 재무요건을 결합하거나 계속상장 적격성을 소명할 절차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지난 4일 내놓은 완화 방침도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와 거래소는 시장 회복에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코스피 시총 기준을 500억원으로 올리는 시점을 내년 1월에서 7월로 미루고, 기준 미달로 퇴출되는 기업에는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옮길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고 밝혔다. 신청인 측은 유예가 내년 적용분에만 해당돼 300억원 기준으로 절차가 진행 중인 회사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이를 현행 규정의 과도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는다. 코넥스가 7월 말 기준 상장사 109곳, 일평균 거래대금 12억8000만원, 외국인 비중 0.003%의 시장이어서 미국·일본의 하위시장 이전과 같이 보기 어렵다는 것이 신청인 측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