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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원전부터 가전·철강까지…경계 허물어진 기후산업

아시아경제-경제 · 2026-09-16 16:30 · #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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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 두산 SMR·해상풍력, 한화 태양광, 고려아연 핵심광물 전시 AI 확산에 전력 확보 부각…발전·저장·송전 기술 한자리에 대한전선 HVDC 해저케이블·포스코 수소환원제철 등 선봬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전시장. 입구에서 몇 걸음 들어가자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발전기가 한 공간에 들어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마련한 부스에는 원전 단지 모형을 중심으로 SMR 핵심 기기와 10MW급 해상풍력 터빈 모형이 나란히 배치됐다. 조금 더 걸어가자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핵심광물, 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얼핏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은 있었다. 전기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 AI 시대와 탄소를 덜 배출해야 하는 기후위기가 동시에 찾아오면서 생긴 산업의 변화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WCE는 이런 변화를 압축해 보여주는 자리였다. WCE는 2023년 정부 부처와 기관별로 흩어져 열리던 에너지·환경·탄소중립 관련 전시·콘퍼런스를 하나로 합치면서 출범했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와 환경부 등 11개 중앙부처와 부산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에너지공단 등 14개 기관이 공동으로 행사를 열었다. 지난 4년간 박람회의 주제도 달라졌다. 2023년 첫 행사의 화두가 '기후 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번영으로 가는 길'이었다면 2024년에는 '기후 기술로 열어가는 무탄소 에너지(CFE) 시대'로 구체화됐다. 지난해에는 'Energy for AI, AI for Energy'를 내걸고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와 에너지 산업의 AI 활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주제는 '기후테크가 만드는 거대한 변화: 탈탄소 세상을 향한 도약'이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큰 담론에서 출발했던 행사가 4년을 거치며 실제 산업과 기술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규모도 국내 최대급 기후·에너지 산업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국내외 55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전시장 역시 환경에너지관과 청정전력관, 기상기후산업관, 미래에너지관, 탄소중립관 등 5개 관으로 구성됐다. 기후테크와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AI 에너지, 환경·기상 솔루션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 두산에너빌리티 전시관에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설비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강나훔 기자 AI가 바꾼 기후박람회…'얼마나 깨끗하게'에서 '얼마나 많이·안정적으로' 올해 전시장을 관통한 주제는 '전력 확보'였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만큼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어떻게 감당할지가 주요 기업들의 전시 전면에 등장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 24시간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시설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두산에너빌리티 부스였다. 대형 원전에서 SMR, 해상풍력, 가스터빈까지 발전원 대부분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특히 한쪽 벽에는 '세계 최초 SMR 전용 제조시설'이라는 문구가 크게 걸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주기기 제작 경험과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활용해 2028년 SMR 전용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뉴스케일파워와 엑스에너지뿐 아니라 테라파워, 롤스로이스SMR 등 글로벌 SMR 개발사와 기자재 제작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몇 걸음 옆에는 거대한 10MW급 해상풍력 터빈 모형이 자리 잡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부터 해상풍력 국산화를 추진해왔으며 10MW급 모델의 국산화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소개했다. 원전과 풍력이 경쟁 발전원이라기보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함께 채워야 할 발전원으로 같은 전시장에 등장한 셈이다. SK의 전시도 비슷했다. 해상풍력과 ESS, SMR, LNG 열병합발전을 한 부스에 담았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ESS로 보완하고, 안정적인 기저전원 역할은 SMR 등이 맡는 식이다. SK는 테라파워와 차세대 SMR을 준비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부터 저장·발전까지 묶은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고려아연 전시관에 비스무트·텔루륨·게르마늄·갈륨 등 핵심광물과 관련 생산시설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강나훔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발전소만 지어서는 안 된다…전력망·광물까지 넓어진 '탈탄소' 올해 박람회에서 눈에 띈 또 다른 변화는 탈탄소 산업의 범위가 발전원 바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려아연 부스 앞에는 비스무트와 텔루륨, 게르마늄, 갈륨 등이 전시됐다. 반도체와 AI, 전기차, 배터리, 방위산업 등에 필요한 핵심광물이다. 고려아연은 전자폐기물과 폐배터리, 산업 부산물에서 금·은·구리·니켈 등을 회수하는 자원순환 사업과 함께 갈륨·게르마늄 등 핵심광물 생산 확대 계획을 소개했다. 대한전선 부스에는 525kV HVDC 해저케이블과 부유식 해상풍력용 다이나믹 해저케이블이 놓였다. 서해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 등 대규모 수요처까지 보내기 위해 필요한 장비들이다. 회사는 2027년 준공 예정인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에 높이 187m의 VCV 타워 등을 구축해 HVDC 해저케이블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태양광 역시 패널 자체보다 전력시스템과의 결합이 강조됐다. 한화큐셀은 태양광과 전기차 등 곳곳에 흩어진 분산에너지 자원을 AI로 묶어 제어하는 가상발전소(VPP)와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을 함께 내놨다. 실리콘 셀과 페로브스카이트를 결합한 차세대 탠덤 셀도 전시했다.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는 VR 기기를 이용해 실제 해상풍력 건설 현장을 둘러보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오스테드는 세계에서 10.2GW 규모의 해상풍력 설비를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총 1.47GW 규모의 인천 해상풍력 1·2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오스테드 전시관에서 한 관람객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해상풍력 현장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강나훔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철강·가전도 기후산업…'에너지 산업 박람회' 경계 허물어져 발전회사나 에너지 기자재 기업뿐 아니라 철강과 가전 등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의 탈탄소 기술도 전시장의 한 축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히트펌프와 고효율 냉난방·공조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발열을 제어하기 위한 대형 중앙공조 기술과 AI 가전을, LG전자는 태양광과 AI 가전, HVAC(냉난방공조)를 결합한 스마트코티지와 히트펌프를 선보였다. 전력 생산량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건물과 가정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줄이는 기술도 하나의 '발전원' 못지않게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포스코그룹은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를 꺼냈다. 2028년 포항제철소에 한국형 하이렉스 실증설비를 준공하고 2030년까지 상용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무탄소 전력, 수소 인프라를 철강 생산과 연결하는 구상도 제시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이러다 진짜 1위 하겠네"…1년 만에 '9.2%→1.9%'...2023년 첫 박람회가 '기후위기에 어떤 기술로 대응할 것인가'를 한곳에 모으는 데 의미가 있었다면, 4년차인 올해 전시장은 그 기술들을 실제 산업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무게가 실렸다. 박람회는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550개 참여 기업들이 원전과 재생에너지, 전력망, 핵심광물, 고효율 기자재 등 기후·에너지 분야의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