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수조원 넣고도 '돈만 대는 주주' 되나…웨스팅하우스 투자 실익 관건
아시아경제-경제 · 2026-09-17 12:00
·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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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보다 중요한 '권리'…이사회 참여·국내 공급망 몫 협상
APR1400 美 진출·WEC 경영 참여 맞물려…제3국 수출에도 영향
한미간 대미투자 협상에서 웨스팅하우스(WEC) 지분 인수가 주요 협상 카드로 거론되면서 투자 조건과 실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이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이사회 참여와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단순 재무투자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의 미국 진출과 국내 원전기업의 현지 사업 참여까지 맞물려 있어 실제 지분 인수가 이뤄질 경우 어떤 권리와 사업 기회를 확보하느냐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17일 정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한미는 대미 전략투자의 원전 분야 사업으로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이 가운데 최소 2기에 APR1400을 적용하고 WEC 지분 15% 안팎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측은 WEC의 AP1000을 중심으로 원전을 건설하고 한국의 WEC 지분은 5~1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WEC 지분에 의결권을 부여할지, 한국이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을지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차가 남아 있다.
한국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미국 원전 사업에 자금을 대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에 상응하는 사업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APR1400을 미국에 처음 진출시키는 동시에 AP1000 건설에도 국내 기업이 기자재 공급과 시공 등에 참여하고, WEC 지분 투자를 통해 향후 미국과 제3국 원전 사업에서 국내 원전산업의 참여 기회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수조원 투자하는데…의결권·이사회 참여가 핵심
특히 WEC 지분율과 이에 딸린 권한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WEC는 현재 브룩필드와 카메코가 각각 51%, 49%를 보유하고 있다. WEC를 지배하는 합작법인의 이사회는 양측이 각각 3명씩 총 6명의 이사를 지명하고, 의결권은 지분율에 따라 행사하는 방식이다. 기존 주주 간 계약상 지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이사 지명권이 단계적으로 줄어들고 10% 미만이 되면 이사를 지명할 수 없게 된다.
필요한 자금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WEC의 기업가치를 감안하면 지분 10% 안팎을 확보하는 데만 수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15% 안팎까지 지분율을 높이면 투자 부담은 더 커진다. 지분율과 함께 의결권과 이사회 참여 여부가 협상의 핵심 조건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WEC 투자의 실익을 지분율만으로 따질 수 없는 배경에는 한전·한국수력원자력과 WEC의 특수한 관계도 있다. 양측은 해외 원전시장에서 협력하는 동시에 경쟁해왔다. 특히 APR1400의 해외 수출 과정에서는 WEC의 원천기술과 지식재산권 문제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왔다.
양측의 2025년 1월 지재권 분쟁 종결 당시 한전·한수원이 한국형 원전 1기를 수출할 때마다 WEC에 6억5000만달러 규모의 물품·용역 일감을 제공하고, 별도로 1억7500만달러의 기술사용료를 지급하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치면 1기당 8억2500만달러, 현재 환율을 떠나 당시 보도 기준 약 1조1000억원 규모고, 계약 기간은 50년으로 알려졌다.
WEC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다면 이런 불합리한 조건의 개선과 향후 제3국 원전 사업에서도 협력 범위를 넓힐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지분만 갖고 경영에는 참여하지 못한다면 투자 성격은 달라진다. WEC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경우 배당이나 지분가치 상승에 따른 재무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국내 원전산업의 미국 진출이나 해외 수주 확대라는 산업적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APR1400 2기 놓고도 이견…국내 원전 생태계 몫은
원전 8기에 어떤 노형을 적용할지를 두고도 양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한국은 미국에 건설할 원전 가운데 최소 2기에 APR1400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될 경우 APR1400이 미국에서 건설되는 첫 사례다. 세계 최대 원전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에서 한국형 원전의 건설 실적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향후 제3국 원전 수주에도 활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
미국 측은 자국 기업인 WEC의 AP1000을 중심으로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정부와 WEC 기존 주주들은 미국 내 WEC 원전 건설에 최소 800억달러를 투입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다. 미국 정부가 금융과 인허가 등을 지원하고 WEC를 중심으로 자국 원전 공급망을 확대하는 구상이다.
한국으로서는 APR1400 2기를 확보하는 것과 함께 나머지 AP1000 건설에서 국내 원전기업이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한전·한수원을 비롯해 두산에너빌리티와 국내 건설사 등이 기자재 공급과 설계·조달·시공(EPC), 운영·정비 등에 참여할 수 있어야 대규모 대미 투자가 국내 원전 생태계의 일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 미국 내 원전 건설에 한국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국내 기업의 참여 범위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게 우리 정부 측의 협상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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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도 왔는데 '망신'…1500명 방산전문가 앞에...다만 정부는 구체적인 지분 인수 규모와 투자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최종 합의까지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투자액 자체보다 국내 원전산업에 돌아올 사업권과 경영 참여 권한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WEC 투자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자체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며, 지분율이나 의결권 등 구체적인 조건도 확정된 바 없다"며 "여러 방안을 놓고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는 단계로, 실제 투자가 이뤄진다면 국내 원전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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