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너무 올랐나”…삼전닉스 9조 판 외국인, 돈 옮겨간 곳 보니
매일경제-증권 · 2026-09-17 15:35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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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원고
없음
우리금융·항공·에너지株 담아
외국인 증시 전체 보유비중은 그대로
“증시 이탈보단 포트폴리오 조정”
올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의 반도체 대형주 매도세가 국내 증시 전반의 수급 악화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반도체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3조580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순매도액이 819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도 규모가 4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SK하이닉스에서도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SK하이닉스를 6조3992억원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에도 5조494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이달 외국인 순매도액이 9조754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전체 순매도액 약 11조7039억원 가운데 77.5%가 두 종목에 집중된 셈이다.
삼성전자우까지 포함하면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외국인은 이달 삼성전자우도 339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등 세 종목의 순매도액을 합치면 9조4153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약 80%에 달한다.
이 같은 반도체 대형주를 둘러싼 외국인 자금 흐름의 변화는 국내 현물시장뿐 아니라 역외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 상장된 한국·반도체 관련 ETF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유입돼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EWY·FLKR·DRAM 등 한국·반도체 관련 주요 해외 실물복제 ETF에는 최근 1년간 총 51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귀속되는 자금만 19조9000억원으로 약 40%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이들 3개 ETF에서 총 1조3200억원이 순유출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귀속분에서도 5200억원이 빠져나가며 순유출로 돌아섰다. DRAM에서 1조400억원, EWY에서 4900억원이 빠져나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를 필두로 국내 증시 상승 랠리를 이끌었던 외국인이 최근 반도체 대형주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서자, 일각에선 국내 증시 전반의 수급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를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는 본격적인 이탈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에서는 매도 강도를 높이는 대신 다른 업종과 종목으로 매수 범위를 넓히는 등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움직임이 함께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우리금융지주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우리금융지주를 514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337억원 순매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순매수액이 5486억원 늘었다.
뒤를 이어 SK스퀘어에 3851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몰렸다. 대한항공과 SK이노베이션도 각각 2232억원, 199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GS는 지난달 1829억원 순매도에서 이달 1659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한 달 사이 외국인 수급이 3488억원 개선됐다. 현대모비스 역시 외국인 순매수액이 지난달 891억원에서 이달 1638억원으로 늘었다.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던 외국인 매도세와 달리 금융과 에너지, 항공, 자동차 등 다른 업종의 일부 종목에서는 오히려 매수세가 강해지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 전체로 범위를 넓혀봐도 외국인의 본격적인 이탈로 볼 만한 움직임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 자체는 줄고 있지만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보유 비중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1159만3057이었던 외국인 보유주식 수는 지난 17일 1150만9682로 8만3375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주식 수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비율은 19.70%에서 19.80%로 오히려 소폭 높아졌다.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비율도 39.54%에서 39.59%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외국인 보유주식 수는 8월 3일 1171만6812에서 같은 달 말 1160만9442로 감소했지만 전체 주식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4%에서 19.67%로 큰 변화가 없었다.
결국 최근 외국인 수급은 국내 증시에서 일제히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이라기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에서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다른 업종과 종목으로 투자처를 넓히는 포트폴리오 조정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급 불안에 대해 “본격적인 신규 악재의 출몰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포지션 변화가 만들어낸 단기 수급 이슈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급 기반이 아직 크게 호전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시장금리 급등세가 진정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증시의 수급 기반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