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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돋보기]화일약품① 곳간엔 927억, 추가 200억 조달…매도·인수측 얽힌 ‘돈줄’

인포스탁데일리 · 2026-09-18 10:10 ·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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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금융자산 927억인데 유증·CB로 운영자금 200억 추가 조달 매도측 금호HT, 인수측 최대주주 비넷 채권 50억 보유…이어진 자금관계 다이나믹솔루션, 주인 바뀐 뒤 이스트게이트 관련 조합에 100억…927억 향방 주목 [인포스탁데일리=김문영 기자] 화일약품의 750억원 경영권 매각을 두고 매각 이후 자금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주주 측이 높은 가격에 경영권을 현금화하는 동시에 인수조합을 상대로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결정한 가운데, 양측 사이의 기존 자금관계도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성첨단소재와 금호HT는 화일약품 주식 234만여주를 파마앤바이오 신기술조합에 750억원에 넘긴다고 최근 공시했다. 다이나믹솔루션(구 네오펙트)은 계약 나흘 전인 지난 11일 파마앤바이오 신기술조합에 160억원을 출자해 지분 99.99%를 확보한 최대출자자다. 해당 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은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다. ◆ 현금·금융자산 927억인데…새 주인에 100억 유증 왜? 화일약품의 17일 종가는 6820원이지만 경영권 거래 가격은 주당 3만2000원으로 시장가의 469%에 이르는 가격이다. 또한 인수조합은 같은 날 결정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7248원에 신주 100억원어치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구주와 신주를 합치면 총 850억원으로 합산 물량은 372만여주에 달한다. 유상증자 후 지분율은 약 38%,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2만2828원이다. 결과적으로 인수측 파마앤바이오 신기술조합은 구주와 회사가 신주를 함께 확보해 단숨에 38%의 지배지분을 갖는다. 화일약품의 재무상태는 양호하다. 화일약품은 상반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 710억원과 당기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 217억원 등 현금·금융자산 92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총부채는 86억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회사는 경영권 변경과 동시에 인수조합을 상대로 운영자금 1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아울러 회사는 같은 날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도 결정했으며 이 역시 운영자금 목적이다. 기존 일반주주 입장에선 자금조달 필요성과 사용처가 중요하다. 유상증자로 인해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927억원의 현금·금융자산을 가진 회사가 왜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여기에 경영권 변경 공시 직후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화일약품 주가는 지난 16일 23% 넘게 급락해 유상증자 발행가인 7248원 밑으로 내려왔고 17일엔 6820원까지 떨어졌다. 경영권 변경과 유상증자·CB 발행이 발표된 직후 나타난 주가 움직임이다. 다만 현재 공시된 유상증자는 발행가 7248원, 신주 137만여주로 이미 정해져 있어 주가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인수측이 자동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는 구조는 아니다. 이에 향후 주가 하락을 이유로 발행가나 신주 수, 납입일 등이 다시 변경될지 관심이 쏠린다. 850억원과 지분율을 기준으로 역산한 화일약품 전체 지분가치는 2237억원이다. 상반기 말 별도 기준 화일약품의 자기자본 2133억원과 불과 5% 차이다. 구주 가격은 시장가의 약 4배지만, 구주와 유상증자를 묶은 전체 투자금액 기준으로 보면 순자산가치 부근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 옛 주주는 현금화, 돈줄은 그대로? 오성첨단소재는 지난해 6월 화일약품 주식 1471만여주를 주당 1800원, 총 265억원에 사들였다. 주식병합을 반영한 현재 기준 취득가는 주당 1만8000원이다. 이번 매각가 3만2000원은 이보다 77.8% 높다. 지난해 취득 물량만 현재 매각가로 계산해도 가격 차이는 206억원에 이른다. 오성 측은 1년여 만에 상당한 투자수익을 거두며 경영권을 현금화하게 된다. 그렇지만 오성첨단소재가 화일약품에서 완전히 빠지는 모양새는 아니다. 특수관계인과 함께 보유한 354만여주 가운데 234만여주만 매각해 120만주가 남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후에도 이들은 12.2%의 지분을 유지한다. 매도 측과 인수 측 사이에는 기존의 자금관계도 있다. 금호HT는 올해 반기보고서 상 다이나믹솔루션 최대주주인 비넷(구 여미미디어)의 채무증권 5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화일약품 역시 2024년 다이나믹솔루션 유상증자에 3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번 거래는 단순히 옛 주주가 퇴장하고 새 주주가 들어오는 구조로 보기 어렵다. 기존 주주 측은 높은 가격에 경영권을 현금화하면서 일부 지분을 남기고, 새 주인 측은 유상증자까지 함께 참여해 지배력을 높이는 가운데 양측의 기존 자금관계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주인 바뀌고 돈은 어디로 갔나? 다이나믹솔루션의 선례 다이나믹솔루션 역시 지난해 기존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고 비넷이 새 최대주주로 들어왔다. 당시 비넷은 구주 인수대금 180억원을 전액 외부에서 차입했다. 이후 다이나믹솔루션은 이스트게이트가 운용하는 신기술조합 2곳에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을 출자했다. 이스트게이트는 과거 조경숙 회장 측 계열사였고, 2023년 다이나믹솔루션이 이스트게이트의 모회사 지분을 사들이면서 다이나믹솔루션 계열로 편입된 이력도 있다. 이후 다이나믹솔루션이 50억원을 넣은 이스트게이트 운용 조합은 풍전약품(구 에스씨엠생명과학) 유상증자에 같은 금액을 투자했다. 당시 풍전약품의 최대주주 역시 이스트게이트가 업무집행조합원을 맡은 별도 신기술조합이었다. 결국 다이나믹솔루션은 최대주주 변경 뒤 회사 돈 100억원을 이스트게이트 운용 조합에 넣었고, 그 자금의 일부는 이스트게이트가 관여하는 상장사로 이동했다. 새 주인이 들어온 뒤 상장사 자금이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다시 투자에 활용된 셈이다. 이번 화일약품 경영권을 인수하는 파마앤바이오 신기술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도 이스트게이트이고 최대출자자는 다이나믹솔루션이다. 화일약품은 계약금 200억원이 지급된 이달 15일, 다이나믹솔루션 사내이사 유철호 씨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했다. 아직 잔금 550억원이 지급되지 않았지만 유 씨는 신규 경영진 선임 때까지 대내외 경영업무 전반을 맡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인수자금의 실질 출처와 매도·매수 측 사이 기존 자금관계를 함께 봐야 한다”며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회사가 운영자금을 추가 조달한 배경과 실제 사용처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화일약품 자금이 조합이나 관계회사 투자로 흘러갈 경우 인수자금과 회사 자금이 사실상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움직이는지가 핵심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화일약품 측은 인수조합의 잔여 인수자금 출처에 대해 “회사가 대답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경영권 변경 이후 자금 투자계획에 대해서도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금호HT가 보유한 비넷 채권과 이스트게이트 관련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각각 “회사가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 “다이나믹솔루션과 관련된 일로 회사가 대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대주주 변경 주식양수도에 관해선 "내용을 들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문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