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박상철 기자] 21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관련 테마가 상승세를 보이며 장 초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반도체 업종의 강세 배경에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확인된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지속 기대감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상승, 삼성전자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 전망, 그리고 관세청이 발표한 반도체 수출 호조 지표가 맞물려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지난 주 뉴욕증시는 미 국채금리의 점진적 상승세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거시경제적 부담 요인을 안고 출발했다. 여기에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이른바 '세 마녀의 날'을 맞이해 지수 전반의 변동성 확대 경계감까지 더해지며 주요 지수들은 방향성을 탐색하는 혼조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이러한 거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유효하게 작용했다. AI 산업의 인프라 투자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 저변에 확산하면서, 자금이 반도체 업종으로 집중되는 차별화 장세가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척도로 여겨지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8%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칩 판매량이 올해 대비 2배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 시장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가 1.34% 오른 것을 비롯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3.92%), 브로드컴(2.97%), AMD(2.70%) 등 주요 반도체 설계 및 제조사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샌디스크(10.99%), ARM 홀딩스(4.04%),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6.51%), 램 리서치(6.98%) 등 장비 관련주와 SK하이닉스 ADR(2.46%) 역시 오름세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의 흐름과 함께 국내 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생산 확대 계획 전망도 주식시장 내 투심을 견인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와 7세대 제품인 HBM4E 등 HBM4 계열의 생산량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용 D램을 얇게 가공하는 공정에서 웨이퍼가 파손되지 않도록 하단에서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하는 필수 부자재인 ‘글라스 캐리어’ 수요량을 올해 대비 2.5배 확대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생산 확대를 준비 중인 HBM4 및 HBM4E 모델은 다수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12단 이상의 고적층 기술이 적용되는 제품군이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유리 소재인 글라스 캐리어가 공정 완료 후 세정 작업을 거쳐 일정 횟수 반복 재사용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개별 공정별 투입 방식과 생산 수율에 따라 투입량 편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소재 물량 자체가 2.5배 증가한다는 것은 최종 완제품인 HBM4 계열 생산량이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 동향에 수출 지표가 더해지며 반도체 산업의 펀더멘털을 정당화하고 있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9월 1~20일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당 20일간 수출액은 714억 달러,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한 484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무역수지는 230억 달러 흑자를 기록 중이며, 연간 누계 기준으로는 2256억 달러 흑자를 내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 실적 확대를 견인한 단일 핵심 품목은 단연 반도체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34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9.4% 상승하며 역대 최대 수출 수치를 달성했다. 국가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24.1%포인트 상승한 47.8%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비중을 나타냈다.
금리 정책에 따른 거시경제의 단기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12단 이상 고적층 HBM 양산 계획과 투입 소재 확대 정황, 그리고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인 수출 지표 등이 시장에서 소화됨에 따라 이날 오전장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시그네틱스, SFA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디아이, 네패스아크, 피에스케이, 테크윙, 어보브반도체, 예스티, ISC, 두산테스나, 파두, 미래반도체, 에이직랜드, 이수페타시스 등 반도체 제조 및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들이 동반 상승 흐름을 나타내며 테마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 40분 기준, 증권정보기업 인포스탁에 따르면 뉴로모픽 반도체 테마 지수는 3.67%, 시스템반도체 테마 3.54%, HBM 테마 3.34%, S7 테마 3.54%, 반도체 재료 및 부품 테마 2.81%, 반도체 장비 테마 2.56%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박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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