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AI 반도체’ 외칠 때 다음을 준비”…증권가가 꼽은 차기 대세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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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설비투자 유지 여부가 관건
“실적 전망 긍정, 밸류 부담 낮아져”
인공지능(AI) 반도체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초집중된 가운데, 증권가에선 AI 투자 사이클의 다음 주도주로 전력기기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전력기기주가 반도체주와 달리 조정을 받으며 가격 부담을 일부 덜어낸 와중에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들의 실적 전망은 오히려 상향되고 있어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KB증권·유진투자증권·LS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변압기와 배전기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기기 업종의 이익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가 전력기기주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알파벳, 아마존 등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경우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반 등 관련 업체들의 수주 기대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경쟁은 더 이상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는 능력이 데이터센터 투자비와 AI 서비스 원가를 좌우할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전력기기주는 AI 반도체주보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진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보기술(IT) 하드웨어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주가 조정과 실적 전망의 엇갈림에 주목하고 있다. 주가는 쉬어갔지만 전력기기 시장의 수요와 기업 이익 전망은 여전히 견조해, 이 같은 상황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가 그동안 AI 투자 사이클에서 반도체를 뒤따르는 ‘2인자’ 역할을 했지만, 지난 5월부터 반도체주와 주가 흐름이 갈라졌다”면서 “해외 업체들의 실적전망 상향을 보면 2분기 프리뷰와 함께 전력기기 업종들의 추정치 상향 또는 실적 발표 시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열어 둠 직하다”고 평가했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력기기 업황을 단기적인 경기순환이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AI 투자가 맞물린 장기 성장 국면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에 따라 과거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 데도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력기기에 대한 투자 전략도 대형주 중심의 단순 추격 매수에서, 밸류에이션 격차가 큰 후발 종목을 발굴하는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대형 전력기기주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아진 만큼 앞으로는 후발 종목을 찾는 전략이 유효하단 설명으로 풀이된다.
박희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산업의 공급이 수요 증가에 맞춰 빠르게 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선도 업체의 수주 잔액 포화가 밸류체인 전반으로 기회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대형 업체의 납기가 길어지고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기술력을 검증받은 중소형 업체가 신규 시장에 진입하거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력 인프라 투자의 수혜가 장기적으로 ‘전력반도체’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기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서버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800볼트(V)급 고전압 전력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빨라질 것”이라며 “실리콘카바이드(SiC),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와 전력관리칩 등 고부가가치 부품 업체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