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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병원, 환자 데이터 판매 본격화…AI 산업 '디지털 금광' 되나 [차이나 워치]
잠자던 환자기록이 '돈'으로 탈바꿈
진료기록 사고판다…의료데이터 수익화 시동
진료기록 사고판다…의료데이터 수익화 시동
중국 병원들이 환자 관련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병원들은 진료가 끝난 뒤 환자 기록과 검사 결과, 의료영상 데이터를 보관만 해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를 산업 성장에 활용하라고 독려하면서 병원에 축적된 임상정보가 의료 인공지능(AI)과 신약 개발을 위한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환자 동의와 익명화 기준, 법적 책임을 둘러싼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라 시장 확대에 대해선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에는 진료와 연구가 끝나면 병원 내부 서버나 문서보관소에 남아 있던 임상자료가 최근에는 제약사와 의료 AI 기업, 의료기기 업체가 돈을 주고 구매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정부가 데이터 산업 육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가운데 의료 데이터라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4월에는 베이징퉁런병원이 안과 관련 데이터를 독일 제약사와 중국 제약사에 판매했다. 거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산둥제1의과대 제1부속병원은 간질환 임상 데이터를 산둥산커즈신테크놀로지에 3만위안(약 650만원)에 팔았다. 산둥성에서 병원이 임상데이터를 공식 거래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차이신은 "산둥산커즈신테크놀로지는 간질환을 진단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공개 데이터만으로는 간암이나 간이식 등 예외 사례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데이터가 부족해 AI의 오진율과 위양성률을 낮추는 데 한계가 생기자 병원이 보유한 전문 임상자료를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의료데이터 거래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선전인민병원은 지난해 10월 선전시 최초로 노인의료 데이터세트를 판매했다. 올 1월에는 푸젠성의 한 병원이 신경과와 심장병, 노인의학 관련 전문 데이터를 45만위안이 넘는 가격에 거래했다.
거래 절차도 체계화하고 있다. 병원은 진료기록과 의료영상 등 원자료를 정리해 데이터 상품으로 만들고, 국유 또는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데이터거래소에 제출한다. 거래소는 법률 검토와 자산 등록을 거쳐 해당 상품을 구매자에게 공개한다. 병원과 기업이 장외에서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유출 위험을 줄이고 정보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통제된 거래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수요자는 주로 의료 AI 개발 업체와 제약사, 의료기기 업체, 임상시험수탁기관 등이다. 의료 AI 업체는 진단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질환과 환자 사례가 필요하다. 제약사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임상시험을 설계하는 데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도 임상연구를 위해 데이터를 구매하려는 유인이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보호가 시장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보고 있다. 의료파일은 환자의 질병과 치료 이력, 신체정보를 담고 있어 다른 산업의 데이터보다 민감도가 높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정보를 제거하는 익명화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가 다른 정보와 결합돼도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해 환자 보호와 법적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데이터 익명화에 관한 국제적 기준은 통일돼 있지 않다. 현재 기준에 맞춰 데이터를 거래했더라도 향후 더 엄격한 국가 규정이 마련되면 병원과 기업이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데이터 거래가 늘어날수록 익명화 수준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익명화가 데이터의 활용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환자정보를 지나치게 삭제하면 질환 진행과 치료 결과를 추적하기 어려워져 AI 학습이나 임상시험에 활용하기 힘들어진다. 이에 특정인을 바로 알아볼 수 없게 처리하되 병원이 별도의 정보를 통해 신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비식별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같은 변수에도 중국 의료데이터 시장은 의료 AI와 제약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문질환과 희귀사례를 포함한 고품질 임상자료는 AI 성능과 신약 개발 효율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병원 역시 장기간 축적한 데이터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자의 권리와 연결된 민감정보를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거래가 늘어날수록 법적 분쟁과 신뢰 훼손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의료데이터를 AI 산업의 연료로 활용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지킬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email protected]
하지만 중국 정부가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를 산업 성장에 활용하라고 독려하면서 병원에 축적된 임상정보가 의료 인공지능(AI)과 신약 개발을 위한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환자 동의와 익명화 기준, 법적 책임을 둘러싼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라 시장 확대에 대해선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AI 학습용 환자정보 거래 확산…새 수익원
17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병원이 보유한 방대한 환자데이터를 수익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과거에는 진료와 연구가 끝나면 병원 내부 서버나 문서보관소에 남아 있던 임상자료가 최근에는 제약사와 의료 AI 기업, 의료기기 업체가 돈을 주고 구매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정부가 데이터 산업 육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가운데 의료 데이터라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4월에는 베이징퉁런병원이 안과 관련 데이터를 독일 제약사와 중국 제약사에 판매했다. 거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산둥제1의과대 제1부속병원은 간질환 임상 데이터를 산둥산커즈신테크놀로지에 3만위안(약 650만원)에 팔았다. 산둥성에서 병원이 임상데이터를 공식 거래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차이신은 "산둥산커즈신테크놀로지는 간질환을 진단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공개 데이터만으로는 간암이나 간이식 등 예외 사례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데이터가 부족해 AI의 오진율과 위양성률을 낮추는 데 한계가 생기자 병원이 보유한 전문 임상자료를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의료데이터 거래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선전인민병원은 지난해 10월 선전시 최초로 노인의료 데이터세트를 판매했다. 올 1월에는 푸젠성의 한 병원이 신경과와 심장병, 노인의학 관련 전문 데이터를 45만위안이 넘는 가격에 거래했다.
커지는 의료데이터 시장…개인정보 논란
중국 병원들이 데이터 판매에 나선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다. 중국 정부는 2024년 데이터를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기 위한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의료를 포함한 12개 분야에서 데이터 활용과 거래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병원 내부에서만 사용되던 의료정보를 AI 학습과 신약 연구, 의료기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시장에 공급하려는 목적이다.거래 절차도 체계화하고 있다. 병원은 진료기록과 의료영상 등 원자료를 정리해 데이터 상품으로 만들고, 국유 또는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데이터거래소에 제출한다. 거래소는 법률 검토와 자산 등록을 거쳐 해당 상품을 구매자에게 공개한다. 병원과 기업이 장외에서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유출 위험을 줄이고 정보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통제된 거래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수요자는 주로 의료 AI 개발 업체와 제약사, 의료기기 업체, 임상시험수탁기관 등이다. 의료 AI 업체는 진단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질환과 환자 사례가 필요하다. 제약사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임상시험을 설계하는 데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도 임상연구를 위해 데이터를 구매하려는 유인이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보호가 시장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보고 있다. 의료파일은 환자의 질병과 치료 이력, 신체정보를 담고 있어 다른 산업의 데이터보다 민감도가 높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정보를 제거하는 익명화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가 다른 정보와 결합돼도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해 환자 보호와 법적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데이터 익명화에 관한 국제적 기준은 통일돼 있지 않다. 현재 기준에 맞춰 데이터를 거래했더라도 향후 더 엄격한 국가 규정이 마련되면 병원과 기업이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데이터 거래가 늘어날수록 익명화 수준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익명화가 데이터의 활용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환자정보를 지나치게 삭제하면 질환 진행과 치료 결과를 추적하기 어려워져 AI 학습이나 임상시험에 활용하기 힘들어진다. 이에 특정인을 바로 알아볼 수 없게 처리하되 병원이 별도의 정보를 통해 신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비식별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같은 변수에도 중국 의료데이터 시장은 의료 AI와 제약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문질환과 희귀사례를 포함한 고품질 임상자료는 AI 성능과 신약 개발 효율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병원 역시 장기간 축적한 데이터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자의 권리와 연결된 민감정보를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거래가 늘어날수록 법적 분쟁과 신뢰 훼손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의료데이터를 AI 산업의 연료로 활용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지킬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email protected]